노원 ‘생명공학산업 거점도시’ 도약 채비
요하네스 회장 잇단 방문
오승록 구청장도 잰걸음
서울시 대표 잠자리 도시(베드타운) 중 한곳인 노원구가 생명공학(바이오)산업 거점으로 탈바꿈할 채비를 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해당 분야를 선도하는 미국 보스턴같은 협력단지가 탄생할지 눈길이 쏠린다. 지금의 보스턴이 있기까지 핵심적인 역할을 해온 요하네스 프루에하우프(랩센트럴 창립자) 바이오랩스 회장이 잇달아 노원구를 방문해 힘이 실리는 모양새다.
노원구는 지난 24일 요하네스 회장이 서울 첫 휴양림 ‘수락 휴(休)’에서 구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고 25일 밝혔다. 서울시가 주최한 ‘서울디지털바이오시티 콘퍼런스’에서 기조강연을 한 직후다. 요하네스 회장이 노원구를 방문한 건 벌써 세번째다. 그는 지난 9월 처음 한국을 찾았을 때 노원구는 두차례나 방문했다. 서울바이오시티가 들어설 창동차량기지와 도봉면허시험장 일대를 둘러본 뒤 서울시·노원구 관계자들과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10월에는 그를 대신해 루크 월리치 랩센트럴 부사장이 다시 노원을 찾기도 했다. 앞서 지난 6월 오승록 구청장이 미국 현지에서 요하네스 회장을 만나 협력을 요청한 이후 빈번한 만남이 성사된 셈이다.
보스턴은 당초 세계 최고 수준으로 꼽히는 대학과 연구소 병원을 갖추고도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매사추세츠 주정부에서 전격적으로 지원하면서 일약 선두주자로 나섰는데 이 과정에서 요하네스 회장이 핵심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원구 관계자는 “여러가지 요소를 엮어 하나의 생태계로 움직이게 한 것이 랩센트럴과 바이오랩스”라고 설명했다.
서울디지털바이오시티는 내년에 창동차량기지 철거와 함께 본격화될 예정이다. 서울시는 지난 2024년 해당 계획을 확정했다. 미래지향적인 일자리단지를 갈망해온 지역 염원과 구의 노력에 더해 서울시가 제시한 ‘강북 전성시대’가 맞물리면서 성사됐다. 지난해 5월 오세훈 시장이 직접 기업설명회를 개최하면서 급물살을 탔다. 10월 현재 입주 의향을 밝힌 기업만 67곳에 달한다.
오승록 구청장도 잰걸음을 하고 있다. 지난 2023년 초 보스턴 산업단지를 벤치마킹하면서 재미한국바이오산업협회와 업무협약을 맺었다. 이듬해에는 구 차원에서 서울디지털바이오시티 조성 전략수립을 위한 용역을 진행했다. 올해 초에는 국내에서 열린 3개 박람회에 참가해 국내·외 기업 50여곳과 만남을 가졌다. 이후에도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차바이오텍 등 관련 주요 인사들을 만나 업무협의와 정보교류를 이어오고 있다.
오승록 노원구청장은 “서울디지털바이오시티는 단순히 공간을 개발하는 것이 아니라 연구 창업 주거가 한곳에서 이어지는 ‘살기 좋고 일하기 좋은 도시형 바이오 생태계’를 만드는 큰 도전”이라며 “요하네스 회장이 노원을 둘러보고 서울디지털바이오시티의 발전 가능성을 높게 평가해 매우 큰 힘이 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오 구청장은 “서울바이오시티가 성공하면 청년들에게 더 많은 일자리와 기회가 생기고 기업에는 성장환경이, 주민들에게는 더 나은 생활환경이 마련될 것”이라며 “보스턴의 혁신 유전자를 노원에 이식해 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