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센터, 미국 4165개로 세계 1위

2025-11-25 13:00:13 게재

한국 93개로 22위 … 데이터센터가 글로벌 산업구조 재편

디지털경제의 핵심 인프라인 데이터센터가 글로벌 산업구조를 재편하고 있다. 25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스테티스타(Statista)에 따르면 2025년 11월 기준 전 세계 데이터센터는 총 1만1033개에 이른다. 클라우드 컴퓨팅·인공지능(AI) 확산에 따라 국가별 격차가 뚜렷하다. 데이터센터 시설을 가장 많이 보유한 나라는 미국으로 4165개다. 전 세계 데이터센터의 약 38%가 미국에 집중돼 있는 셈이다. 아마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초대형 기술기업들이 구축한 클라우드 네트워크가 핵심 동력이다.

최근에는 오픈AI 엔비디아 등 AI 기업이 그래픽처리장치(GPU) 중심 데이터센터 구축에 뛰어들면서 인프라 투자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아메리카 대륙 전체로 범위를 넓히면 데이터센터는 총 4995개다. 캐나다(293개) 브라질(195개) 칠레(67개) 멕시코(63개) 등이다.

유럽은 3476개의 데이터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미국 다음으로 큰 데이터 허브다. 영국(499개) 독일(487개) 프랑스(321개)가 대표적인 거점이고 이탈리아(209개) 네덜란드(194개) 스페인(194개) 등이 뒤를 잇는다.

유럽연합(EU)은 일반개인정보보호법(GDPR)을 통해 개인정보 보호를 강력히 규제해 왔다. 이러한 정책은 유럽내 데이터 보관수요를 높여 현지 데이터센터 건설을 촉진했다. 특히 북유럽·서유럽을 중심으로 친환경 데이터센터 프로젝트가 확대되고 있다.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에는 총 2068개 데이터센터가 운영되고 있다. 중국(381개)은 자체 클라우드 기업인 알리바바 텐센트 화웨이를 기반으로 확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호주(274개) 인도(271개) 일본(242개) 인도네시아(182개) 말레이시아(114개)도 빠른 디지털 수요를 배경으로 데이터센터 구축을 늘렸다.

한국은 93개의 데이터센터를 갖고 있으며,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세계 22위다. 섬나라인 홍콩은 95개로 우리나라보다 많다.

중동·아프리카 지역은 아직 인프라 성숙도가 낮지만 전체 시설 수는 494개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스라엘(61개) UAE(58개) 사우디아라비아(51개) 등은 유럽·아시아간 네트워크 허브로의 전략적 위치를 활용해 성장세를 보인다. 남아프리카공화국(56개)은 아프리카 대륙의 데이터 조달 중심지다.

데이터센터는 대규모 서버, 스토리지 시스템, 네트워킹 장비를 통합해 데이터를 저장·계산·처리하는 시설이다. AI 모델 학습, 클라우드 운영, 금융·국방·통신 시스템 등 현대 디지털 경제의 많은 활동을 뒷받침한다. 최근에는 AI 모델을 학습하기 위한 특수 목적 GPU 데이터센터가 등장하며 설비 구조도 달라지고 있다. 전력공급 라인, 냉각 시스템, 랙 밀도 등 모든 설계가 AI 워크로드 최적화에 맞춰 재편되는 것이다. 데이터 생산량 역시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스태티스타는 글로벌 데이터 생성량이 2025년 175제타바이트(ZB)에서 2035년 2142ZB까지 급증할 것으로 전망했다. 1제타바이트는 ‘고화질 영화 수백억편’을 저장할 수 있는 방대한 양이다.

다만 이러한 데이터 폭증은 물리적 저장 공간뿐 아니라 전력, 냉각, 네트워크 자원까지 전 방위적 부담을 초래한다. 특히 우리나라는 전력망 부족 등을 이유로 데이터센터 건립에 대해 불허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실제로 한전은 2024년 6월 전력계통영향평가 제도 시행 이후 인천시에 접수된 데이터센터 24곳에 대해 모두 불허결정을 내렸다. 전력망이 부족해 전력을 공급하기 어렵다는 게 주이유다. 데이터센터 24곳이 신청한 전력량은 1156MW로 원자력발전소 1기(1400MW)에 육박하는 규모다. 경기도 용인시는 기흥구 일대에 데이터센터 신축을 추진하던 K사에 대해 건축허가를 불허했다. 해당 지역 주변의 토지이용 실태와 환경, 건축물과의 조화, 주민 공공복리 증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산업통상부 전직 고위 관계자는 “미래경제의 주도권은 누가 더 많은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할 수 있는지, 그리고 그 인프라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전력망이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전력을 뒷받침해주지 못하면 AI·반도체 등 첨단산업의 성장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수도권 전력공급대책을 우선 수립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재호 기자 jhle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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