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호, 차세대 중형위성 운반 주 임무
우주과학 연구·우주기술 검증
한화에어로 발사기술 습득
한국형발사체 누리호 4차 발사 준비가 순조롭게 진행되면서 27일 새벽 발사가 주목된다.
우주항공청은 25일 발사 가능 시각을 12시 54분부터 1시 14분까지로 정했다. 하지만 1시 12분쯤 발사하면 국제우주정거장(ISS)이 근접할 수 있어 12시 54분에 가까운 시점에 발사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발사되는 누리호에는 우주과학 연구와 우주기술 검증을 목적으로 하는 국가 위성인 차세대중형위성 3호가 실려 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제작했으며 탑재체 3개가 실렸다.
우선 한국천문연구원이 만든 우주용 광시야 대기광 관측카메라는 고위도 지역에서 광범위하게 발생하는 오로라와 대기광을 관측해 우주 날씨 현상을 연구한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인공위성연구소의 우주플라즈마 자기장 측정 장치 ‘아이엠맵’은 전리층의 이상 현상을 감시한다. 한림대가 만든 ‘바이오캐비닛’은 우주 미세중력 환경에서 줄기세포 기반 3차원(3D) 프린팅과 3D 세포 배양 시스템을 검증한다.
누리호 발사 시각을 한밤중으로 설정란 건 오로라 관측 임무를 수행할 차세대 중형위성 2호에 맞춘 것이다.
◆큐브위성 12기 누리호 타고 우주로 = 누리호는 기업 대학 연구소 등이 만든 큐브위성 12기도 우주로 실어나른다. 큐브위성은 초소형 위성의 한 종류로 가로·세로·높이가 모두 10㎝인 정육면체를 하나의 ‘유닛’(U)으로 규격화했다. 최근 부품 성능이 좋아지며 대형 위성의 임무를 대체하는 용도로 활용되고 있다. 이번 누리호에는 2~6U 크기 위성들이 실렸다.
우주기업 ‘우주로테크’는 추력기가 달린 위성 3U 크기 ‘코스믹’(COSMIC)으로 우주탐사 로버용 부품 기술 검증 임무 후 궤도에서 이탈해 위성을 폐기하는 우주 쓰레기 폐기 기술을 검증한다.
이성문 우주로테크 대표는 “언젠가 우주 쓰레기가 문제가 될 것이란 걸 확신을 가지고 사업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스페이스린텍은 우주 미세중력에서 단백질을 결정화하는 6U 크기 실험용 큐브위성 ‘비천’(BEE-1000)을 통해 세계 매출 1위를 다투는 면역항암제 ‘키트루다’
서울대 세종대 등 대학들이 개발한 위성 4기도 누리호에 실렸다.
이 가운데 서울대는 접합한 형태로 발사돼 궤도에서 분리된 뒤 다시 도킹 임무를 수행하는 쌍둥이 3U 크기 위성(스누글라이트3) ‘두리’와 ‘하나’를 발사한다. 3차원 지구대기 관측을 주요 임무로 수행하며 추력기 없이 공기저항 차를 활용하는 자율 궤도제어 시스템으로 분리와 도킹을 이뤄낸다는 계획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제작 주관 =누리호 4차 발사는 발사체 제작과 총조립을 항우연이 아닌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주관하는 등 이전 3차까지 발사와 다른 점이 많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직원들은 발사 준비와 운용 과정에도 참여하며 향후 민간주도 발사를 위한 기술을 습득한다. 5차 발사에서는 발사 준비와 운용 참여인원을 확대할 예정이다.
고성수 기자 ssgo@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