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경사노위, 26년 만에 공식만남

2025-11-25 13:00:31 게재

김지형 “민주노총과 다시 시작”

양경수 “신뢰 회복이 먼저”

민주노총과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의 공식 만남이 26년 만에 성사됐다.

김지형 경사노위 위원장은 25일 서울 중구 민주노총을 방문해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과 만났다.

민주노총은 1999년 2월 경사노위의 전신인 노사정위원회를 탈퇴한 후 경사노위 사회적 대화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공식적인 방문 또는 단독 만남도 없었다.

민주노총은 당시 공기업 및 대기업 구조조정에 반발해 노사정위를 탈퇴했다. 이후 지도부가 여러 차례 노사정 사회적 대화 복귀를 논의하려 했지만 강경파 등의 반발로 번번이 무산됐다. 민주노총은 경사노위가 노동계의 양보만 이끌어내는 형식적인 기구에 불과하다고 입장을 고수해왔다.

이날 김 위원장은 인사말에서 “양 위원장의 열린 마음으로 이렇게 뜻깊은 자리가 마련된 것을 매우 의미 있게 생각한다”며 “국가적 난제 해결을 위해서는 노사정이 함께 지혜를 모아야 하며 경사노위가 민주적인 사회적 대화기구로서 본연의 역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민주노총과 다시 시작하기를 바란다”며 “민주노총을 비롯해 모든 참여주체들이 함께 힘을 모아 사회적 난제 해결이라는 공통의 목표를 향해 나아가면 좋겠다”고 말했다.

양 위원장은 김 위원장의 민주노총 방문에 감사를 표하고 그간의 경사노위 운영에 대한 불신을 나타냈다.

양 위원장은 “그 동안 정부가 추진하고자 하는 것을 노동개혁이라는 이름으로 노동개악을 한 역사였다”면서 “합의해도 국회 정부 단계에서 왜곡하고 후퇴하거나 이행되지 않았고 노동조합을 들러리로 세워 정부 정책 추진을 정당화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민주노총은 국회 사회적 대화 등 다각적 사회적 대화에 참여하고 있다”면서 “정부에 노정협의체도 요구했는데 이 과정을 통해 신뢰회복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의 이번 방문은 역대 경사노위 위원장 취임 후 민주노총과 갖는 첫 공식 상견례로 그 의미가 크다. 이번 방문이 민주노총의 경사노위 사회적 대화 복귀에 어떻게 작용할 지 지켜볼 일이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공식적인 논의나 협의는 아니다”면서 “이미 노동부 장관과도 여러 차례 만났고 중앙노동위원장 예방도 예정된 만큼 예우차원으로 진행하는 자리”라고 설명했다.

한남진 기자 njha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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