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주가조작 사실 알았나

2025-11-25 13:00:36 게재

특검, 한 차례 출석 불응 ‘도이치 주포’ 소환

“난 돈을, 넌 기술을” 문자 등 수백통 주고받아

‘오세훈 여론조사비 의혹’ 강철원·김한정 조사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25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주포’로 지목된 이 모씨를 소환조사한다. 이씨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당시 김 여사와 긴밀하게 소통했던 사이로 특검팀은 이씨를 김 여사의 주가조작 혐의를 입증할 ‘키맨’으로 보고 있다.

법조계에 따르면 김건희 특검팀은 이날 오후 이씨를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 특검사무실로 불러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혐의 등에 대해 조사한다.

이씨는 지난 2009년 3월~2010년 10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1단계 작전 당시 김 여사의 계좌를 관리한 주포 중 한 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앞선 검찰 수사에서 김 여사와 함께 불기소 처분됐으나 새로운 정황을 포착한 특검의 수사를 받아왔다. 그는 지난달 17일 압수수색을 받다가 도주한 뒤 34일 만인 지난 20일 충북 충주에 있는 휴게소에서 체포돼 22일 구속됐다.

특검팀은 구속된 이씨에게 24일 출석할 것을 통보했으나 이씨가 건강상의 이유 등으로 불응하자 25일 특검에 나와 조사받으라고 재통보했다.

특검팀은 이씨를 상대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에 가담한 경위와 김 여사와 주고받은 문자 내용 등을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김 여사의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재판에서는 김 여사의 휴대전화에서 복원한 이씨와의 문자메시지 내용 일부가 공개됐다.

주가조작이 진행되던 2012년 10월 이씨가 “난 진심으로 너가 걱정돼서 할 말 못할 말 다 하는데 내 이름 다 노출시키면 내가 뭐가돼. 김○○(2차 주포)이 내 이름 알고 있어”라고 항의성 문자를 보내며 “도이치는 손 떼기로 했어”라고 하자 김 여사는 “내가 더 비밀 지키고 싶은 사람이야 오히려”라고 답했다.

또 이듬해 4월 김 여사는 이씨에게 “난 돈을 대고 넌 기술을 대는데 신뢰만 쌓이면 끝이야”라는 문자를 보냈다. 2014년 김 여사가 이씨에게 도이치모터스가 내사를 받는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나랑 하는 이야기는 비밀로 해”라고 보낸 문자 등도 공개됐다.

김 여사측 변호인들은 김 여사가 언급한 ‘비밀’은 주가조작이 아닌 이씨와 연락한다는 사실을 의미하고, ‘기술’은 시세조종이 아닌 주식투자의 전문성을 언급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특검팀은 문자 내용이 김 여사가 주가조작 사실을 알고 있었고, 가담 사실이 드러날까 우려했음을 보여준다고 판단한다.

특검팀은 김 여사의 결심 공판이 다음달 3일로 예정된 점을 고려해 이씨를 신속히 조사하고 법정 증인으로 세우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한편 김건희 특검팀은 이날 오전 오세훈 서울시장의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과 관련해 오 시장 측근인 강철원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과 후원자로 알려진 사업가 김한정씨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피의자로 나란히 소환했다.

오 시장은 지난 2021년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명태균씨가 실소유한 것으로 알려진 미래한국연구소로부터 미공표 여론조사 13건을 제공받고 3300만원에 달하는 비용을 대납하게 했다는 혐의를 받는다.

강 전 부시장은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오 시장 캠프 실무를 총괄했던 인사다. 김씨는 여론조사비를 대납했다는 의심을 받는다.

특검은 강 전 부시장을 상대로 보궐선거 당시 상황 등을 파악하고 김씨를 상대로는 여론조사 비용을 제공한 경위 등을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오 시장은 여론조사를 제공받은 적이 없고, 김씨가 스스로 비용을 냈을 뿐 납부한 사실도 몰랐다는 입장이다.

특검팀은 주요 피의자 조사를 마치는 대로 오 시장의 기소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구본홍 기자 bhkoo@naeil.com

구본홍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