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심리 이어 기업심리도 동반 개선 흐름

2025-11-26 13:00:03 게재

반도체 호황, 기업체감경기 13개월 만에 최고

내수 개선세…한은, 성장률 전망치 상향할 듯

소비심리에 이어 기업심리도 개선되는 양상이다. 반도체 호황과 한미 관세협상 타결 등으로 연관 산업 전반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소비와 투자가 살아나면서 한국은행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다소 상향 조정할 가능성이 나온다.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2025년 11월 기업경기조사결과’에 따르면, 이번달 전산업 기업심리지수(CBSI)는 92.1포인트로 집계됐다. 지난달(90.6)보다 1.5포인트 오른 수치다. 지난달은 9월(91.6)보다 1포인트 내렸지만 한달 만에 상승으로 전환했다. 지수는 지난해 10월(92.5)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 지수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가운데 제조업(5개)과 비제조업(4개)을 대상으로 한 주요 지수를 바탕으로 산출한 심리 지표이다. 지수가 과거(2003년 1월~2024년 12월) 평균인 100포인트를 웃돌면 경제 전반에 대한 기업들의 심리가 낙관적이라는 의미다.

따라서 이번달 지수는 100포인트를 밑돌아 여전히 부정적이다. 이 지수는 2022년 9월(101.6) 이후 3년 넘게 장기간 100포인트를 밑돌고 있다. 다만 지난해 12월 비상계엄 선포이후 저조했던 지수가 1년여 만에 최대치를 보였다는 점에서 일부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이혜영 한은 경제심리조사팀장은 “영업 일수가 10월보다 늘어난 가운데 반도체 호황으로 제조업이 상승했다”며 “비제조업도 소비심리 회복 등으로 도소매업 중심으로 개선됐다”고 분석했다. 이 팀장은 다만 “전산업 지수가 장기평균을 하회하는 수준으로 아직 좋은 상황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부연 설명했다.

이에 앞서 한은이 25일 발표한 ‘2025년 11월 소비자동향조사결과’에 따르면, 이번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12.4포인트로 집계됐다. 지난달(109.8)보다 2.6포인트 상승했다. 특히 이번달 CCSI는 2017년 11월(113.9) 이후 8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소비심리와 기업심리가 동반해 개선된 것은 지난 8월 이후 석달 만으로 개선폭도 비교적 크다.

수요(소비)와 공급(기업) 양측면에서 심리가 좋아지면서 올해 상반기까지 부진했던 내수부문의 개선세도 이어질지 주목된다. 앞서 한은이 지난달 발표한 ‘2025년 3분기 국내총생산(GDP)’(잠정치)에 따르면, 3분기 실질GDP는 전분기 대비 1.2% 깜짝 성장했다. 특히 민간소비(1.3%)와 설비투자(2.4%)가 모두 성장하면서 내수부문의 성장률 기여도(1.1%p)를 크게 끌어올렸다.

한편 한은은 27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향후 통화정책방향을 결정하고, 수정 경제전망도 내놓는다. 기준금리는 현행 2.5% 수준에서 동결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소폭 상향 조정할 가능성이 나온다.

한은은 지난 8월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연간 실질GDP 성장률을 0.9%로 내다봤다. 2026년은 1.6% 성장을 전망했다. 따라서 올해와 내년 실질GDP 성장률을 각각 1%와 2%에 근접한 수준까지 상향 조정할지 주목된다.

백만호 기자 hopebai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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