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중소기업 AI 전환 돕는다

2025-11-26 13:00:03 게재

서울시 AX 혁신센터 출범

AI 도입 지원, 실증기회 제공

서울시가 중소기업의 AI 전환을 돕기 위해 소매를 걷었다.

시는 산업 분야의 AI 전환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25일 서초구 양재동 서울 AI 허브에서 ‘서울 산업 AX 혁신센터’를 출범했다. AX는 AI 전환(AI Transformatio)을 뜻하는 용어다. 단순한 기술 도입뿐 아니라 비즈니스 전 분야에 AI 를 도입하고 활용하는 것을 뜻한다.

AX 혁신센터는 산학연 협력을 통해 서울을 AI 선도도시로 이끄는 플랫폼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AI 도입과 활용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 기업 지원 분야에 주력한다는 목표다.

산업 전반에서 AI 도입은 선택이 아닌 필수 요인으로 꼽히고 있지만 여전히 중소 기업에는 문턱이 높다. 많은 기업이 전문인력 부족과 관련 인프라 미비, 비용 부담 등 때문에 전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서울시가 25일 서초구 양재동 AI 허브에서 ‘서울 산업 AX 혁신센터’ 출범식을 개최했다. AX 혁신센터는 산업 분야 AI 전환을 촉진하고 자체 AI 도입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 중견기업의 AI 활용을 지원하기 위해 만들어진 산학연 협력 플랫폼이다. 사진 서울시 제공

특히 중소·중견기업의 경우 공정 분석이나 데이터 관리 등 기초 단계부터 난관을 겪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 분석이다.

한국산업연구원과 대한상의가 최근 실시한 ‘기업 AI 활용 실태조사’에 따르면 조사 대상 기업의 78.4%는 AI 도입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지만 실제 도입률은 30%대 초반에 머물고 있다.

중소기업의 도입률은 28% 수준으로 대기업(약 49%) 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미도입 사유로는 ‘기술·IT 인프라 부족(34.6%)' '초기 비용 부담(23.1%)' 등을 많이 꼽았다.

서울 산업 AX 혁신센터는 이런 기업들을 대상으로 상시 컨설팅과 실증 지원을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기업의 공정·데이터·운영 현황을 진단해 전환에 필요한 로드맵을 제시하고 산학 컨소시엄 구성을 통해 △기술 설계 △기술검증 △현장 실증·확산까지 전 과정을 지원하는 구조다. 시 관계자는 “AI 도입·컨설팅·실증·확산을 모두 서울 안에서 처리하는 완결형 플랫폼을 구축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추진된 AX 지원사업의 실증 결과도 이날 함께 공개됐다. 건설·제조·물류·패션·출판·콘텐츠 등 20개 기업이 실증을 완료했으며 일부 기업에서 공정 개선·효율 향상·운영비 절감 등 실질적 변화가 확인됐다는 게 시 관계자 설명이다.

이날 함께 출범한 ‘서울 AI 혁신협의회’에는 서울대 KAIST 고려대 연세대 등 10개 AI·융합대학원이 참여했다. 대학의 연구성과와 인재풀을 산업 현장과 연결하는 역할을 맡아 △기술 자문 △공동 연구 △실증 지원 등 센터의 운영 과정 전반을 지원하는 구조다. 시는 향후 AX센터와 대학원 협의체 그리고 AI허브를 하나로 묶어 ‘3대 AI 거버넌스’를 구축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센터 설립이 산업 분야 AI 전환에 큰 진전을 가져올 의미있는 계기이지만 이것 만으론 부족하다고 입을 모았다. 기업들 참여와 협력, 혁신기업의 지속적인 출현과 공공의 지원이 적기에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AI 기업을 직접 창업해 운영하고 있는 윤병동 서울대 교수는 “빠르게 변하는 AI 기술 진화를 감안해 기존 거대언어 기반 모델(LLM)이 아닌 우리가 강점을 가질 수 있는 새 시장을 개척해야 한다”며 산업 생산성 기반의 AX 전략, AI 팩토리 개념을 제시했다.

벤처기업 발굴, 지원 업무에 오랜 기간 종사해온 윤영준 코벤트 벤처캐피탈 대표는 글로벌 산업 전환 흐름과 함께 스타트업의 시장 분석·전략 수립 필요성을 강조했다. 윤 대표는 “내가 만들고 싶은 물건이 아닌 고객이 원하는 상품을 만드는 것이 핵심”이라며 "철저한 시장 파악이 창업에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시는 산업 AX 혁신센터를 중심으로 전문 자문단 강화, 공급기업 규모 확대, 상시 컨설팅 체계 구축 등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2026년부터는 프로그램을 상시화하고 지원 규모를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축사에 나선 오세훈 시장은 “서울은 AI전환 흐름을 따라가는 도시가 아닌 기준을 만들고 AI 시대 표준이 되는 도시로 나아가고 있다”며 “서울 산업 AX센터가 서울의 AI 전환 핵심 플랫폼으로 연구-실증-확산의 선순환적 생태계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제형 기자 brother@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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