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인수 유효입찰 여부 촉각
오늘 본입찰 마감 … 회생법원, 입찰서 심사
기업회생 절차(법정관리)를 밟고 있는 홈플러스 인수 본입찰이 26일 오후 3시 마감된다.
지난달 말 매각주관사 삼일회계법인에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한 인공지능(AI) 유통기업 하렉스인포텍과 부동산 개발업체 스노마드가 이날 실제 입찰서를 제출하는지, 또 그밖의 유력 기업들이 홈플러스 인수전에 참여했는지 여부가 관심이다.
서울회생법원 관계자는 26일 “오늘 오후 3시쯤 삼일회계법인이 기업들의 입찰서를 법원에 가져오면 판사와 함께 개봉해 적격 입찰 여부를 확인한다”고 말했다.
입찰에 나선 기업이 없거나 제출된 입찰서가 모두 무효라면 오늘 내 결과가 나온다. 반면 유효입찰서를 낸 기업이 1곳이라도 있거나 복수라면 서류검증 등 정밀실사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최종 결과까지 며칠의 시간이 필요하다.
회생법원이 유효입찰로 제시한 조건은 △입찰보증금 납부가능 여부 증명 △자금조달 증빙 △종업원 수 유지가능 여부 등이다.
업계에서는 하렉스인포텍과 스노마드가 국내 대형마트업계 2위인 홈플러스를 인수할 자금 동원력과 경영 능력이 있는지 의구심을 표하는 상황이다. 마트노조 홈플러스지부 역시 정부가 직접 나서 인수기업을 물색해야 한다며 단식 농성을 벌이고 있다.
회생법원은 유효입찰이 없을 경우 재입찰에 나서거나 인수합병(M&A) 방식을 변경하는 등을 놓고 이해관계자들과 다양한 논의를 진행할 방침이다. 회생법원 관계자는 “워낙 많은 수의 노동자들이 관계된 기업이라 회생절차 폐지 결정을 내릴 가능성은 적다”고 말했다.
앞서 회생법원은 홈플러스의 회생계획안 제출 기한을 다음 달 29일로 연장한 바 있다. 홈플러스는 오늘 마감하는 본입찰에서 적합한 우선 협상대상자를 찾지 못할 경우 회생계획안 제출 기한인 내달 말까지 계속 인수자를 찾을 방침이다.
한편 국민 10명 중 약 4명은 농축협 계열 유통기업이 홈플러스를 인수하는 게 적절하다는 인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리얼미터가 이달 18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12명을 대상으로 홈플러스의 인수 적정 주체에 대해 물어본 결과, 응답자의 38.8%가 ‘유통·금융·물류망을 동시에 보유한 농축협 계열 유통기업’이라고 답했다.
이어 ‘대형마트 중심 오프라인 유통기업’(23.8%), ‘이커머스 중심 플랫폼 기업’(13.8%), ‘편의점 사업 중심 유통기업’(8.5%) 순으로 나타났다. 테무나 알리익스프레스 등 ‘중국계 글로벌 이커머스 유통기업’이라고 답한 응답률은 3.4%였다.
농협이 홈플러스를 인수할 경우 기대되는 점에 대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37.6%는 ‘국내 농축산물 유통 확대를 통한 물가 안정과 식량안보 강화’라고 답했다. ‘도심 유통망의 안정적 확보 및 지역경제 활성화’(18.3%), ‘온라인 배송 역량 강화 및 물류망 확대’(13.8%), ‘해외 농축산물 시장 개방 압력에 대응하기 위한 국내 경쟁력 강화’(13.3%)라는 답변이 뒤를 이었다.
농협은 홈플러스의 인수 후보로 지속 거론되고 있지만, 매각주관사에 홈플러스 인수의향서를 제출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은광 기자 powerttp@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