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민간 우주개발 한 발짝'앞으로'

2025-11-27 13:00:04 게재

한국형발사체 누리호 4차발사 성공 …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작 주관, 운용 참여

차세대 중형위성 3호

초소형위성 12기

고도 600㎞ 궤도 안착

우리나라가 민간우주개발(뉴스페이스) 시대 개척에 한 발짝 다가서게 됐다. 국내 최초로 민간기업이 제작을 주관한 누리호 4호기가 무사히 임무를 완수했다. 우주항공청은 27일 새벽 발사 후 브리핑을 통해 “누리호 4호기가 당초 목표대로 지상 600km 우주에 차세대중형위성 3호와 초소형(큐브)위성 12기를 모두를 분리해 냈다”고 밝혔다.

27일 새벽 1시13분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누리호가 이륙하고 있는 모습. 사진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윤영빈 우주항공청장은 “지난 누리호 2, 3차 발사 성공에 이어 오늘 4차 발사까지 연속으로 성공함으로써 누리호의 신뢰성이 한층 향상되었을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가 독자적인 우주 수송 능력을 확보해 자주적인 국가 우주개발 역량을 갖추었음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발사체의 제작·조립을 총괄하고 항우연 주관의 발사 운용에도 참여해 민관이 공동으로 준비한 발사가 성공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27일 새벽 1시 13분 발사 = 누리호는 이날 예정시간에서 18분이 지난 새벽 1시 13분 발사됐다. 기체 상태와 날씨 등 발사조건은 더할나위 없이 좋았다. 이 때문에 우주항공청과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26일 오후 7시 30분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관리위원회를 열어 기술적 준비 상황, 기상 상황, 우주 환경, 우주물체와의 충돌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누리호 4차 발사시각을 27일 오전 0시 55분으로 확정했다.

하지만 최종 점검을 진행하는 도중 발사체 탯줄 역할을 하는 엄빌리칼을 기체에서 분리해 내는 데 필요한 회수 압력 센서의 신호 이상을 확인해 발사를 연기했다.

항우연은 “회수 압력 센서가 문제가 있었지만 압력은 이상이 없었기 때문에 당초 계획한 시간내 발사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예정보다 조금 늦게 나로우주센터를 이륙한 누리호는 1단분리 페어링분리 2단분리 3단분리 위성분리 등을 정해진 순서대로 모두 성공적으로 완수했다.

박종찬 항우연 한국형발사체고도화사업단장은 “누리호는 당초 예상했던 임무를 10여초 빠른 속도로 진행했다”며 “1·2·3단 엔진 연소성능이 추정한 값보다 높게 나와 목표 궤도에 빠르게 도착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누리호는 발사 13분 10.9초 뒤 목표궤도 범위인 지상 601.3km에 도착해 주탑재위성인 차세대중형위성 3호부터 분리를 시작해 이후 부탑재위성인 큐브위성 12기를 2기씩 약 20초 간격으로 분리해 냈다. 분리 순서는 세종대·쿼터니언, 우주로테크·코스모웍스, 코스모웍스·인하대, 한국과학기술원(KAIST)·한컴인스페이스, 서울대·스페이스린텍,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항우연 위성 순이었다. 누리호는 위성을 다 분리한 후 위성과 충돌을 막기 위한 회피기동과 남은 연료를 배출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비행을 마쳤다. 이 후 누리호는 궤도를 돌다 지구 중력에 의해 다시 대기권으로 진입해 불타 사라지게 된다.

◆위성 13기 우주로 배송 = 누리호 4호기는 차세대 중형위성 3호와 초소형위성 12기를 고도 600㎞ 궤도에 안착시켰다. 차세대중형위성 3호는 우주과학 연구와 우주기술 검증을 목적으로 하는 국가 위성이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제작했으며 탑재체 3개를 포함해 무게가 516kg에 달한다.

첫번째 탑재체는 한국천문연구원이 만든 우주용 광시야 대기광 관측카메라다. 고위도 지역에서 광범위하게 발생하는 오로라와 대기광을 관측해 우주 날씨 현상을 연구한다. 누리호 발사 시각이 낮이 아닌 자정을 넘긴 한밤중으로 설정된 것은 오로라 관측 임무를 수행할 이 탑재체 임무에 맞춰서다.

두번째 탑재체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 인공위성연구소가 제작한 우주플라즈마 자기장 측정 장치 ‘아이엠맵’(IAMMAP)이다. 전리층의 이상 현상을 감시한다.

세번째는 한림대가 만든 ‘바이오캐비닛’이다. 우주 미세중력 환경에서 줄기세포 기반 3차원(3D) 프린팅과 3D 세포 배양 시스템을 검증한다.

◆한화 기체 제작 성공적 = 이번 4차 발사는 3차 발사와 발사높이 수송위성개수 등 여러면에서 달랐다.

특히 발사체 제작 총조립을 항우연이 아닌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주관하고 발사 준비와 운용에도 많은 인력이 참여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정부는 누리호 발사를 통해 민간우주개발시대를 열기 위해 2022년 하반기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체계종합기업으로 선정해 한국항공우주연구원으로부터 기술을 이전받도록 했다. 이 때문에 이번 발사 성공은 단순히 4번째 누리호 발사 성공이 아닌 대한민국 우주개척이 민간중심으로 이전하는 큰 디딤돌이 될 전망이다.

한편 정부는 5차 발사에서는 기술이전 습득 상황 등을 고려해 체계종합기업의 발사 준비와 운용 참여인원을 확대할 예정이다. 이어 6차발사는 발사책임자 발사운용책임자 등 일부를 제외하고 체계종합기업이 모두 참여할 예정이다.

나로우주센터(고흥)=고성수 기자 ssg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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