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올해 성장률 1.0%…내년 1.8% 전망

2025-11-27 13:00:03 게재

기존 전망치에서 소폭 상향…물가는 2.1% 상승 예상

내년 1월 금통위서 기준금리 추가인하 가능성 불투명

한국은행이 올해와 내년 실질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이 여전히 호조세를 보이는 가운데, 소비와 투자 등 내수부문도 회복세여서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7일 오전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 한국은행 제공

한은은 27일 오전 금융통화위를 열고 수정 경제전망보고서를 채택했다. 이날 수정 경제전망에서는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지난 8월(0.9%) 전망치에서 소폭 상향해 1.0%로 내다봤다. 내년도 실질GDP 성장률도 당초 1.6%에서 1.8%로 상향했다. 2027년 전망치는 1.9%로 예상했다.

성장률 전망치 상향의 배경에는 내수부문의 회복이 있다. 한은이 지난달 말 발표한 올해 3분기 실질 GDP 성장률에 따르면, 전분기 대비 1.2% 성장이라는 양호한 흐름을 보였다. 특히 민간소비(1.3%)와 설비투자(2.4%)가 개선되면서 내수부문이 성장률 기여도(1.1%p)에서 결정적 역할을 했다.

이러한 거시경제 흐름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정부가 두차례에 걸쳐 소비촉진을 위한 전국민 보조금을 지급한 것이 일부 반영되기 시작했다는 평가다. 정부가 역대 최대인 728조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을 편성해 확장재정 기조를 분명히 한 점도 성장률을 견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동원 한은 경제통계2국장은 지난달 3분기 성장률 관련 기자설명회에서 “7월부터 지급된 소비쿠폰이 음식점과 병원 의류·잡화 안경 미용 등 다양한 품목에서 사용되면서 민간소비 증가에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수출도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경상수지 흑자기조가 장기화되는 흐름이다. 반도체 수출은 지난달 157억3000만달러로 10월 기준 역대 최대치를 보였다. 올해 10월까지 누적 수출도 반도체 단일품목으로 1354억달러에 달해 지난해 동기 대비 18% 증가했다. 수출이 호조를 보이면서 경상수지는 9월까지 누적 828억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이날 경제전망에서는 또 올해와 내년 소비자물가는 2.1%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2027년은 2.0% 상승을 전망했다.

한편 한은은 기준금리를 현행 연 2.50% 수준에서 동결했다. 지난 5월 0.25%p 인하한 이후 네차례 연속 동결이다. 기준금리 동결 배경에는 부동산시장 불안이 깔려있다. 정부가 올해 6.27대책과 10.15대책 등 몇차례 시장안정화 조치를 내놨지만 집값이 좀처럼 잡히지 않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금리까지 추가로 인하하면 시장에 잘못된 신호를 줘 집값 상승 기대를 부추킬 수 있다.

환율상승도 금리 인하의 발목을 잡았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1480원에 육박하는 고공행진을 하는 상황에서 기준금리 인하는 환율 상승압력으로 작용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현재 한미간 정책금리 차이가 1.50%p로 한은이 추가로 내리면 더 벌어질 수밖에 없다.

향후 통화정책방향도 주목된다. 내년 1월 예정된 금통위까지 부동산과 외환시장 변동성 추이에 따라 금리인하 기조 유지가 지속될지 결정할 전망이다. 경기가 회복되고 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잠재성장률(약 2.0% 안팎)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황에서 내수를 촉진하기 위해서는 통화정책을 완화적으로 끌고가야 한다는 지적이 높다.

백만호 기자 hopebai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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