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본입찰 무산…MBK 약탈적 경영 책임 묻겠다”

2025-11-28 09:05:37 게재

민주당 지도부 전면 비판…김병주 회장 해외 별장·고려아연 지분매입 논란까지 확대

홈플러스

기업회생 절차 중인 홈플러스의 매각 본입찰이 무산되면서 청산 가능성이 고조되고 있다. 유력한 인수 후보들의 불참으로 회생 절차가 난항에 빠진 가운데, 정치권에서는 정부가 직접 개입해야 한다는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특히 대주주 MBK파트너스와 김병주 회장에 대한 비판이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27일 국회 정책조정회의에서 MBK의 경영 책임 문제를 정면으로 거론했다. 김병기 민주당 원내대표는 “MBK와 홈플러스에만 맡겨서는 해결이 불가능한 단계에 이미 도달했다”며 “모든 사태의 근본 원인은 MBK의 약탈적 경영이라는 것을 부인하기 어렵다”고 일갈했다.

김 원내대표는 홈플러스 사태의 심각성을 수치로 제시하며 “30만 명의 생계가 벼랑 끝에 섰다”고 강조했다.

그는 “매장은 텅 비고 협력·납품 업체는 연쇄 부도 위기에 놓였다. 노동자들은 임금 체불과 해고 위험에 떨고 있다”며 “MBK는 10년 동안 부동산 매각과 고배당으로 이익만 챙기고 정작 위기가 닥치자 책임을 피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도 “홈플러스만큼은 반드시 살려야 한다”며 “당정이 협력해 유암코 등 공적 구조조정 기관이 불투명한 채무 구조를 조정하고 전문 유통 기업이 인수에 나설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정부 차원의 구조조정 개입 가능성을 공식 언급한 셈이다.

허 영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김병주 회장의 부도덕성을 정조준했다. 그는 “김 회장이 2020년 미국에서 약 2500만 달러 규모의 초고가 별장을 매입한 사실이 드러났다”며 “이는 홈플러스의 매출이 급격히 감소하던 바로 그 시기였다”고 지적했다. 이어 “홈플러스 매각이 또 미뤄질 것이란 전망이 커지는 상황에서 해외 부동산 매입과 고려아연 지분 확대는 도덕적 책무를 저버린 탐욕 그 자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허 수석부대표는 특히 MBK의 최근 행위를 ‘후안무치’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성토했다.

그는 “MBK가 국정감사 기간 중 고려아연 주식 1만8000주를 매입한 것은 공적 책임을 내던진 행위”라며 “국세청과 금융당국은 김 회장의 해외 자산과 투자 의혹에 대해 즉각 조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업계에 따르면 지난 26일 진행된 홈플러스매각 본입찰에는 예비입찰 후보였던 하렉스인포텍, 스노마드 등이 참여하지 않았고, 농협의 참여설도 사실상 무산됐다.

이에 따라 청산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등 내부 위기감이 가중되고 있다. 서울회생법원은 내달 29일 회생계획안 제출 기한을 앞두고 매각주간사 삼일회계법인과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모아 향후 절차를 논의할 예정이다.

정치권과 노동계, 협력업체들의 압박이 이어지는 가운데 MBK가 어떤 대응을 내놓을지, 또한 정부가 구조조정에 나설지 향후 전망에 이목이 집중된다.

정석용 기자 syjung@naeil.com
정석용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