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여로 어린이병원 짓는다
자양5구역 재정비촉진지구 공공기여로 짓는 첫 의료시설
서울시가 재개발 공공기여를 활용해 어린이병원을 짓는다. 공공기여를 활용해 보건의료시설을 만드는 첫번째 사례다.
시는 27일 도시재정비위원회 심의를 통해 광진구 자양5재정비촉진구역 안에 어린이병원 건립 계획을 확정했다고 28일 밝혔다.
이번 계획 확정으로 서울 강북 지역에 필수 의료 시설인 어린이병원이 생기게 됐다. 2500㎡ 부지에 9층 규모로 지어질 예정이다.
공공기여로 어린이병원이 지어지면 부지 매입비와 건축비 등 초기 투자비용을 대폭 절감할 수 있게 된다. 시의 재정 부담을 줄이고 복잡한 행정절차도 간소화돼 통상적인 신규 병원 건립보다 빠른 추진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민간 재개발사업 추진 일정에 따라 진행되기 때문에 건립 시기 등이 일부 조정될 수 있다.
소아·청소년의 경증 및 중등증 치료가 가능한 2차 병원 규모로 계획 중이다. 병상 규모는 약 80개이며 내과계를 중심으로 한 6개 과(소아청소년과 소아내분비 24시 진료실 등)와 의료인력 89명(의사 11명 간호사 21명 등)이 배치될 예정이다. 광진구 및 인근 자치구들에서는 그간 부족했던 강북권 소아청소년 의료시설 확충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의료 시장 현실에 대응한 선제적 제도 정비가 결실을 맺은 사례라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 5월 재개발 재건축 시 공공기여로 받을 수 있는 대상 범위에 보건의료시설까지 포함하도록 조례를 개정했다. 도로 건물 임대주택 등으로 제한됐던 공공기여 대상을 ‘저출산·고령화대책 지원시설’까지 확대하는 내용이다.
전국적인 소아과 부족 현상이 이어지는 가운데 서울 상황도 녹록치 않다. 서울시에는 모두 455개 소아청소년과 의원이 있지만 중증·응급 질환을 다룰 병원급 어린이전문 의료시설은 2곳에 불과하다. 시립 어린이병원이 서초구에 있지만 발달장애아 치료 등에 특화돼 있기 때문에 비장애인 소아청소년과 진료 수요 감당에는 한계가 있다.
이동률 서울시 시민건강국장은 “자양5구역 어린이병원은 시민의 공공의료 접근성을 실질적으로 개선하는 첫번째 공공기여 기반 보건의료시설”이라며 “개정된 조례를 활용해 노인 및 어린이 의료시설, 정신건강지원센터 등 공공의료 인프라를 적극적으로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제형 기자 brother@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