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부진 정비사업 부지에 공원 품은 도서관

2025-11-28 13:00:02 게재

성북구 장위10구역 문화공원도서관 첫삽

15개 구역에 잇달아 공동체시설 조성예정

“구립도서관이 많긴 한데 규모가 작아요. 접근성이 그리 좋지도 않고…. 그런데 공원과 함께 널찍한 도서관이 들어선다니 기대가 큽니다.”

서울 성북구 한책추진단에서 운영위원장을 역임했던 석관동 주민 김현경(52)씨는 내내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아직 공사가 시작되지도 않은 허허벌판이지만 그의 눈앞에는 벌써 초록빛 공원을 품은 커다란 도서관이 보이는 듯했다. 그는 “주민들이 많이 기다려왔던 공간”이라며 “지하철역이 가까워 성북구 어디에서나 접근하기 편하다”고 말했다. 오는 2028년 주민들에게 선보일 ‘장위문화공원도서관’ 이야기다.

이승로 구청장이 장위문화공원도서관 조감도와 함께 전시 중인 추진 일정을 살피고 있다. 사진 성북구 제공

28일 성북구에 따르면 구는 지지부진하던 장위10구역에 지역을 대표하는 공공 도서관을 건립하기로 하고 지난 18일 첫 삽을 떴다. 단순한 도서관 건립이 아니라 1구역부터 15구역에 걸친 장위뉴타운 전체 주민들을 위한 거점시설이다. 더불어 종교시설과 갈등으로 우여곡절을 겪었던 신도시 건설에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이승로 구청장은 “장위1~3동 주민들이 함께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이라며 “장위동 명품도시의 출발점”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장위문화공원도서관은 장위2동 지하철 6호선 돌곶이역 인근에 들어선다. 지하 1층부터 지상 4층에 걸친 연면적 3532㎡ 규모다. 성북구에서 두번째로 큰 지역 거점 도서관으로 600명 이상이 동시에 이용할 수 있다. 2층 어린이자료실과 3층 종합자료실을 포함해 다양한 문화교육이 가능한 공간으로 꾸민다.

중앙에는 자유롭고 편안하게 책을 읽을 수 있는 독서계단을 조성한다. 무엇보다 도서관 내부에서 문화공원 전체를 조망할 수 있다. 구는 “자연친화적이고 일상 속에서 독서와 휴식을 함께 즐기는 힐링공간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도서관 옆에는 장위2동주민센터를 신축한다. 지난 1985년 준공돼 40년이 지난 주민센터를 2027년까지 새로 짓기로 했다. 성북구에서 가장 낡은 동청사 중 한곳인 주민센터는 지역에서 가장 큰 규모로 탈바꿈한다. 지하 1층부터 지상 4층까지 연면적 3598㎡다.

구는 특히 주민센터 3층에 공유부엌 등 주민들이 공동으로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을 배치할 계획이다. 바로 옆 도서관과 공중 다리로 연결해 주민들이 두 공간을 편리하게 오가며 이용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구는 이를 통해 주민들에게 보다 질 높은 행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도서관과 주민센터가 첫 삽을 뜨면서 장위10구역 재정비사업에도 속도가 날 것으로 예상된다. 그간 인근 종교시설을 수용했다가 제척하는 과정에서 법정 다툼이 이어지면서 사업이 지체돼 왔다. 재정비촉진계획이 결정된 건 지난 2008년인데 내년에나 착공할 전망이다.

공사가 예정대로 진행되더라도 오는 2029년에야 완공된다. 4차선 돌곶이로를 사이에 두고 10구역과 마주하고 있는 4구역은 출발이 늦었지만 지난 4월 벌써 입주가 끝난 상황이다. 구 관계자는 “사업이 너무 지체돼 도중에 포기하고 떠난 주민들도 많다”며 “설계가 변경되면서 도서관과 주민센터 위치도 달라지는 등 우여곡절이 많았다”고 전했다. 주민들 열망을 반영한 듯 지난 18일 장위문화공원도서관과 장위2동주민센터 착공식에는 450여명이 몰렸다.

이승로 성북구청장은 “오랜기간 참아온 주민들에게 감사드린다”며 “공사가 진행되는 2년여간 조금만 더 인내해주시라”고 말했다. 그는 “공원을 품은 도서관을 시작으로 아이들을 위한 복지시설, 주민들을 위한 편의시설이 이어진다”며 “장위동이 성북을 대표하는 명품도시로 거듭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김진명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