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과학기술부총리가 이끄는 ‘AI원팀 거버넌스’를 기대하며
인공지능(AI)은 더 이상 미래기술이 아닌 국가의 명운을 좌우하는 핵심 동력으로 자리 잡았다. 미국과 중국을 필두로 한 글로벌 기술패권 경쟁은 AI를 중심으로 격화되고 있으며, 모든 산업의 지형도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AI 대전환'(AX, AI Transformation)의 거대한 물결이 전세계를 휩쓸고 있다.
이러한 중차대한 시점에 부총리급으로 격상된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재하는 ‘과학기술관계장관회의’가 그 첫발을 내딛었다는 소식은 가뭄의 단비와도 같다. 17년 만에 부활하는 과학기술부총리 제도와 함께 흩어진 구슬을 꿰어 보배로 만들 첫 단추이자 국가의 모든 역량을 결집하는 ‘AI 원팀'의 공식적인 출범 선언과 같다.
그동안 ICT 정책은 때로 부처 간 칸막이에 막혀 시너지를 내지 못하거나 각 부처의 우선순위 차이로 국가적인 역량을 결집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AI처럼 전방위적 파급력을 지닌 기술은 연구개발(R&D)뿐만 아니라 산업 교육 국방 등 다각적인 정책 조율이 필수적이다. 부총리가 주재하는 ‘과학기술관계장관회의’는 대한민국 AI 정책을 하나의 유기적 체계 즉 ‘원팀'(One Team)으로 재탄생시키기 위한 강력한 거버넌스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이 회의체가 부총리의 총괄·조정 아래 국가적 차원의 아젠다를 기획하고 공유하는 실질적 협력 플랫폼으로 설계되었다는 것이다. 인력 양성, 산업 활성화, 교육 혁신 등 폭넓은 분야에서 종합적인 전략을 수립하고 신속하게 집행함으로써 산업 현장에 ‘정부가 제대로 하고 있다’는 강력한 확신과 희망을 심어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 AI 정책에 대한 확신과 희망 기대
지금 우리나라 AI 시장 환경은 매우 고무적이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우리나라 AI에 대한 투자 협력 MOU를 체결했고, 오픈AI는 한국의 반도체 기업과 고대역폭메모리(HBM) 공급 관련 협력 의사를 밝혔으며, 엔비디아는 26만장의 최신 GPU를 한국에 공급하기로 약속했다.
이는 우리의 기술력과 시장 잠재력에 대한 글로벌 기업들의 신뢰를 보여주는 명확한 증거다. 더불어, 세계 최대 규모의 AI 인프라를 구축하는 UAE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에 참여하기로 하며 글로벌 AI 시장 선도를 위한 전략적 협력이 진행되고 있다.
이제 과학기술관계장관회의는 이러한 기회를 놓치지 않고, 확보된 인프라와 투자 환경을 국가 경쟁력으로 직결시키는 과감한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과학기술관계장관회의의 성공은 정부의 의지만으로는 완성될 수 없다. 정책이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고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산업계와의 긴밀한 소통과 협력이 필수적이다. 우리는 세계 최고 수준의 반도체 기술과 ICT 인프라, 빠른 실행력을 자랑하는 역동적 산업 생태계를 보유하고 있다. 이 모든 역량을 하나로 묶어낼 구심점이 바로 부총리 중심의 ‘AI 원팀’ 거버넌스다.
한국인공지능·소프트웨어산업협회를 비롯한 산업계 대표단체들 또한 현장의 목소리를 바탕으로 정부의 정책이 실효성 있게 작동할 수 있도록 적극 협력할 것이다. 산업계의 요구를 정확히 전달하고, 정책과 현장을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자 한다.
정책과 현장 연결하는 가교 역할 수행
민과 관이 같은 방향을 바라보며 함께 노를 저을 때, 'AI 3대 강국'은 결코 먼 꿈이 아니다. 과학기술관계장관회의의 성공적인 출범과 함께 대한민국이 명실상부한 AI 강국으로 우뚝 서는 그날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