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전환은 사람에 대한 투자 기회”
전환금융, 취약계층 삶 개선 기여
“에너지전환 시 사람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 지속가능한 가치를 키울 수 있는 데이터와 정책, 사람에 투자를 한다면 청정에너지로의 전환이 인간 존엄성과 회복탄력성(기후변화 충격과 재해에 대응하고 적응하는 사회·경제·환경 체제 능력)을 회복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리아드 메드데브 유엔개발계획(UNDP) 지속가능에너지허브 국장이 11월 28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지속가능하고 포용적인 에너지 전환 포럼’에서 한 말이다.
앤 유프너 UNDP 서울 정책센터 소장 역시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중 SDG 7(적정가격의 지속가능한 에너지 제공) 목표 달성은 기술만으로 되지 않는다”며 “사람 특히 취약계층을 에너지전환 중심에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SDG 7은 모든 사람이 △지속가능하고 △저렴하며 △신뢰할 수 있고 △현대적인 에너지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최근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에너지전환과 관련한 논의가 폭넓게 확장 중이다. 탄소감축에 직접적인 효과가 있는 정책이나 제도뿐 아니라 사회적으로 지속가능한 발전이 될 수 있을지 다방면으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특히 SDG 7에 대한 관심이 커진다.
지난달 브라질 벨링에서 열린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30)’에서도 에너지전환의 사회적 측면에 대한 논의가 활발했다. COP30 기간 동안 ‘공정한 전환(Just Transition)’ 중요성이 거듭 강조됐다. 특히 에너지전환 과정에서 취약계층과 여성, 원주민 등이 소외되지 않도록 하는 포용적 접근 필요성이 부각됐다. 각국 정부와 국제기구들은 기후위기 대응이 사회적 불평등을 심화시키지 않고 오히려 회복탄력성을 높이는 기회가 되어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이날 포럼에서 디비야 가우르 에너지·환경·물 위원회 팀장은 “금융 자본 역할이 중요하다”며 “혼합금융을 사용하면 보다 많은 여성들이 에너지전환 과정에 참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성별 분리 데이터를 파악해서 정확하게 상황을 파악하는 일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며 “민간 부문 역할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혼합금융은 공적 자금을 마중물로 민간 투자를 유도하는 방식이다. 성별 분리 데이터란 에너지 접근성 등을 남녀로 구분해 수집한 통계로 정책의 성별 영향을 분석하는 기초 자료가 된다.
리아드 메드데브 국장은 “기후위기로 일부 지역은 이미 국내총생산(GDP)의 3~5%가 손실되고 있으며 전환금융에 대한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며 “우리는 이 시점에서 과연 전환금융 투자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삶을 개선하는 쪽으로 이뤄지고 있는지 제대로 따져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환금융은 탄소집약적 산업이 저탄소·친환경 경제로 전환하는 과정을 지원하기 위한 금융이다.
김아영 기자 ay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