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판도금 신기술로 세계시장 도전

2025-12-02 13:00:08 게재

엠이시, 강판흑색화로 승부

방열, 전기 전도성 뛰어나

전남 광양에서 도금 강판을 생산하는 중소기업이 방열과 전기 전도성이 뛰어난 친환경 도금 신기술을 개발해 업계의 관심을 받고 있다. 이 기술은 최근 급속히 증가하는 데이터센터 서버용 구조물(Rack)과 전자제품 외관 제작 등에 사용될 전망이다.

㈜엠이시가 최근 아연과 마그네슘 등을 사용한 합금 도금 강판에 필요한 ‘흑색화 도금 기술’을 국내에서 처음 개발했다. 사진 엠이시 제공

2일 전남도 등에 따르면 2001년 설립한 ㈜엠이시가 최근 아연과 마그네슘 등을 사용한 합금 도금 강판에 필요한 ‘흑색화 도금 기술’을 국내에서 처음 개발했다. 보통 철강회사에선 강판에 녹스는 현상을 막기 위해 아연과 마그네슘, 알루미늄을 이용해 얇게 도금한 후 산화 방지용 검정색 도료를 칠한다. 이 같은 공정으로 인해 추가 비용이 발생하고, 도료가 벗겨지면 녹이 슬어 부식한다.

이번에 엠이시가 새로 개발한 ‘흑색화 도금 기술’은 강판 표면을 얇게 감싼 아연과 마그네슘 등의 도금 조직을 가열한 후 물이 있는 제조 용기에 넣고 온도와 압력을 높여 찐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 뜨거운 김으로 인해 마그네슘이 변해 강편 표면이 흑색으로 바뀌면서 영구적인 산화 방지용 얇은 막이 형성된다. 특히 여러 겹 감긴 강판(코일) 표면에 뜨거운 김이 골고루 스며들 수 있도록 특수 분말을 사용한다. 이 같은 신기술은 일본에서 먼저 개발했지만 생산 공정이 하루 정도로 너무 길어 상용화가 안 됐다.

반면 엠이시는 이를 2시간으로 단축해 특허를 출원했다. 특허 소식이 알려지면서 최근 중국 회사에서 신기술을 사겠다는 의견을 타진했으나 정부 연구개발비 30억원을 지원받아서 국내에서 먼저 상용화될 전망이다.

김상헌 엠이시 연구원은 “뜨거운 공기를 이용한 합금 기술 등을 이용하면 영구적인 산화방지용 막이 형성된다”고 신기술을 설명했다.

흑색화 도금 기술은 방열효과와 전기 전도성이 뛰어난 것으로 평가됐다. 방열은 열을 품어내는 현상이고, 높은 전기 전도성은 저항을 줄여 전자의 흐름을 빠르게 만든다. 이 같은 특성 때문에 열이 많이 발생하는 데이터센터나 전자제품 구조물 제작에 쉽게 적용할 수 있다는 게 엠이시의 설명이다. 이 회사는 이런 전망에 따라 내년에 연간 10만톤 정도를 생산할 제조공정을 만들 계획이다.

김상호 엠이시 대표이사는 “흑색 칼라강판에 대비해 가격과 품질 모두 경쟁력이 충분하다”면서 “정부와 전남도 등이 10만톤 생산 공정을 갖출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달라”고 말했다.

방국진 기자 kjb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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