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 1년…기로에 선 국민의힘
초재선 30여명 ‘계엄 사과’ 요구 … 장 대표 ‘고심’ 추경호 영장, 3일 결정 … 발부되면 국힘 ‘치명상’
12.3 계엄 1년을 하루 앞두고 국민의힘이 기로에 선 모습이다. ‘계엄 사과’를 놓고 당내 의견이 엇갈리는 가운데 일부 초재선 의원들이 3일 독자 사과를 감행할 예정이다. 추경호 전 원내대표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 여부도 3일 새벽 결정될 전망이다. ‘계엄 사과’와 ‘추경호 영장’의 후폭풍이 국민의힘의 운명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12.3 계엄을 하루 앞둔 2일 국민의힘은 ‘계엄 사과’를 놓고 찬반이 엇갈리는 분위기다. 친한계(한동훈)와 일부 초재선 의원들은 “계엄에 대한 대국민 사과를 해야 한다”고 거듭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장동혁 대표는 1일 “과거에서 벗어나자고 외치는 것 자체가 과거에 머무는 것”이라며 “우리가 끊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사실상 사과를 거부한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장 대표도 계엄 1년째인 3일 별도의 입장을 내는 방안을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입장에 어느 정도 수위의 유감 표명이 들어갈지 주목된다.
장 대표에게 사과를 촉구해왔던 초재선 의원 30여명은 3일까지 장 대표의 입장 표명을 기다린 뒤 별도의 입장을 낼 계획이다. 한 재선 의원은 2일 “초재선 성명에는 ‘계엄 사과’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 ‘당 쇄신’에 대한 요구가 담길 것”이라며 “입장 표명에 참여하는 의원은 최소 30명은 넘을 것 같다. 3선 이상 중진의원의 참여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만약 장 대표가 끝까지 사과를 거부하는 가운데 30여명에 달하는 의원들이 별도 사과를 내놓을 경우 당내 파장은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향후 당 쇄신 공방으로 확전될 수 있다.
한동훈 전 대표는 2일 오후 12.3 계엄 당일 계엄 해제를 위해 국회로 들어갔던 국회 도서관쪽 출입문에서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다. 계엄에 대한 비판적 입장을 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추 전 원내대표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 여부도 초미의 관심사다. 추 전 원내대표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은 2일 오후 3시 열린다. 3일 새벽 영장 발부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장 대표는 1일 “기각을 확신한다. 내일 영장 기각이 대반격의 신호탄이 될 것이고 지긋지긋한 내란몰이가 그 막을 내릴 것”이라며 “이재명과 민주당을 향한 국민 분노가 폭발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장 대표는 영장이 기각되면 당내 ‘계엄 사과’ 요구는 모르쇠하면서 대여 공세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다만 영장이 발부될 경우 국민의힘에게는 치명상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민주당은 즉각 ‘위헌정당 해산심판’ 청구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졸지에 제1야당 국민의힘이 존폐 위기에 내몰리는 것이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