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기소… 서울시장 선거 ‘요동’
특검, 여론조사비 대납 혐의
민주당 후보들 속속 출마선언
서울시장 선거판이 요동치고 있다.
오세훈 시장이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하고 비용을 대납 시켰다는 혐의로 1일 기소됐다.
오 시장은 “특검이 민주당 하명에 기소를 강행했다”며 즉각 반박했다. 그는 “민주당과 명태균이 한몸이 되어 특검과 함께 오세훈 죽이기를 하겠다는 것”이라며 “1년 2개월 수사하고 휴대전화 8대를 포렌식했지만 직접 증거는 단 하나도 찾지 못했다. 무리한 짜맞추기 기소”라고 주장했다.
오 시장 기소를 계기로 내년 서울시장 선거판이 더욱 크게 요동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오 시장측은 공소유지가 불가능한 무리한 기소인 만큼 서울시장 출마에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당내 경쟁자들 입장은 다르다. 오 시장의 본선 리스크를 명분 삼아 흔들기에 나설 것이란 예상이다.
야당 관계자는 “철옹성이던 보수진영 내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위치에 균열이 생긴 건 맞다”면서도 “여당과 특검이 바라는 것도 이런 상황이 아니었겠나”라고 말했다.
야당이 혼선을 겪는 사이 민주당 후보군들은 속속 선거전에 뛰어들고 있다. 4선 박홍근 의원이 지난달 26일 서울시청 앞에서 서울시장 선거 도전을 선언했다. 민주당 주자들 가운데 첫번째 공식 출마선언이다. 전현희 의원은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위해 1일 당 최고위원직을 사퇴했다. 두 의원 외에도 서영교·박주민·김영배 의원, 홍익표·박용진 전 의원이 머지않아 출마 뜻을 밝힐 것으로 전망된다.
거론되는 후보 전원이 국회의원이거나 국회의원을 지낸 인물들이지만 기초단체장도 있다. 정치권 예상을 깨고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권을 달리고 있는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민주당 최초의 구청장 출신 서울시장 도전자다.
여당 관계자는 “4선이자 현역인 오 시장 기소는 서울시장 선거판을 흔드는 변수가 될 수밖에 없다”며 “민주당 후보 구도와 당내 경선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에선 오 시장 기소가 선거에 끼칠 영향이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계엄 이후 치러진 대선에서 여야 후보 격차가 5%p에 그칠 정도로 서울 판세는 어느 한쪽으로 치우쳐 있지 않다는 것이다.
또다른 정치권 관계자는 “제 3후보가 나오지 않아 여야 1대 1 대결이 되면 결국 51대 49”라며 “여야 모두 서울시장 선거에 사활을 거는 만큼 기타 변수와 무관하게 앞을 내다보기 힘든 격전이 될 것” 이라고 말했다.
이제형 기자 brother@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