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선박·트랙터로 수소전지 적용 확대

2025-12-03 13:00:24 게재

친환경모빌리티 생태계 확장

HD한국조선해양 등과 협약

현대자동차가 수소전기 승용차와 상용차를 넘어 선박과 대형 물류장비까지 수소연료전지 적용을 확대하며 수소 생태계 다변화에 나선다.

현대차는 2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HD한국조선해양, 부산대와 ‘선박용 수소연료전지 개발 및 상용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협력은 현대차가 넥쏘, 일렉시티 수소전기버스 등 양산 검증된 연료전지 기술을 선박용으로 전용해 친환경 선박 시장에 진입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현대차는 선박 추진체계에 맞는 수소연료전지를 개발하고, HD한국조선해양은 수소 혼소 디젤 엔진과 연료전지 기반 하이브리드 전기 추진 시스템을 통합 설계한다. 부산대는 실제 운용 환경에서 시스템을 검증하는 실증을 담당한다.

‘수소 혼소 디젤 엔진’은 디젤 연료에 수소를 혼합해 연소하는 방식으로, 기존 디젤 엔진 대비 유해 배출물 감소와 효율 개선이 기대된다. 이 기술은 액화수소운반선과 같은 차세대 친환경 선박에 적용될 예정이다. 액화수소운반선은 기체 수소를 액화해 운송 효율을 높인 선박으로, 국제 공급망 확대에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선박용 연료전지는 공기·수소 공급과 열관리 시스템을 포함한 발전기로, 스택 내부에서 수소와 공기 중 산소의 전기화학반응을 통해 전력을 생산한다.

국제해사기구(IMO)는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을 목표로 선박의 온실가스 배출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수소·LNG 등 대체 연료 선박의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이번 현대차와 HD한국조선해양의 협력은 강화되는 규제에 대응해 친환경·고효율 선박 기술을 조기 확보하는 전략적 시도라는 평가다.

현대차는 전기차 중심이던 연료전지 사업을 선박·중장비 등 비차량 분야로 확장해 수소 생태계 구축의 전방위적 플레이어로 자리매김할 방침이다.

현대차는 선박 외에도 수소전기 트랙터 실증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 2일 울산 태화강 국가정원에서 울산시, 현대글로비스, 롯데글로벌로지스, CJ대한통운 등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신규 개발한 수소전기 트랙터를 인도했다.

해당 트랙터는 188kW급 2개 연료전지 시스템과 350kW급 구동모터, 700bar 68kg 수소탱크를 탑재해 1회 충전시 약 760km 주행이 가능하다. 협력체계에서 현대차는 차량 개발·제공, 울산시는 운영비 지원 및 사업 총괄, 물류사는 운행 및 데이터 제공을 맡는다.

현대차는 그룹 수소 브랜드 HTWO를 중심으로 수소 생산·저장·운송 전 단계에서 솔루션을 제공하고, 현대모비스의 국내 연료전지 사업 인수, 울산 수소연료전지 신공장 건설(2027년 가동 목표) 등을 통해 사업 기반을 확대하고 있다. 현대차는 이러한 인프라를 바탕으로 차량 분야를 넘어 선박·중장비·물류 장비까지 수소연료전지 적용을 확대하며, 연료전지 기술·소프트웨어·금융서비스가 결합된 통합 수소 생태계 구축을 목표하고 있다.

이재호 기자 jhle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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