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관광객 올리브영서 ‘1조원’ 썼다

2025-12-03 13:00:34 게재

11월까지 2022년 실적 26배 … ‘세계 K뷰티 허브’로 한국 재방문 유도 목표

CJ올리브영(올리브영)이 “1월부터 11월까지 전국 오프라인 매장에서 발생한 방한 외국인 누적 구매 금액이 1조원을 넘었다”고 3일 밝혔다.

올리브영에 따르면 코로나19 엔데믹(풍토병화) 전환기에 접어든 2022년 연간 실적보다 26배 많다. 당시 전체 오프라인 매출의 2% 수준이던 외국인 매출 비중은 2023년 처음으로 10%대에 진입한 데 이어 올해 25%대를 넘었다. 올리브영 매장이 ‘한국 여행 필수 코스’로 자리잡으며 K뷰티 트렌드를 찾는 외국인들 발길이 늘어난 결과다.

올리브영N 성수 매장 입장을 위해 개점 전부터 장사진을 친 외국인 관광객 사진 CJ올리브영 제공

실제 이 기간 글로벌텍스프리(GTF)에서 발생한 국내 화장품 결제건수 88%는 올리브영 매장에서 나온 것으로 집계됐다. 단순 계산으로 국내에서 화장품을 구매하는 외국인 10명 중 9명이 올리브영을 찾았다는 얘기다. 매장에서 세금 환급을 받은 외국인 국적 수는 유엔(UN)정회원국 기준 190개로 나타났다. 유통 채널을 넘어 세계로부터 외화를 획득하는 ‘인바운드 수출’ 전진기지 역할을 하고 있다고 올리브영 측은 자평했다.

한편 2025년 기준 올리브영에서 구매하는 외국인 40%가 2곳 이상 매장을 방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행 동선 곳곳에 위치한 복수의 매장을 옮겨 다니며 서로 다른 콘셉트의 공간 구성과 상품을 입체적으로 즐기고 있는 것으로 올리브영 측은 해석했다.

또 K뷰티에 대한 외국인의 수용도가 높아지며 장바구니에 담는 브랜드도 다양해지는 추세다. 올리브영 매장을 방문한 외국인 과반 이상(58%)은 6개 이상 브랜드를 구매하고 있다. 10개 이상 브랜드를 구매하는 외국인도 33%에 달했다.

올리브영 측은 “선제적으로 가동한 ‘글로벌 관광 상권 전략’은 방한 외국인 K뷰티 쇼핑 트렌드를 변화시키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면서 “2023년 11월 글로벌 특화 매장인 ‘올리브영 명동 타운’을 새단장해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매장·서비스 정비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한민국 쇼핑 1번지 명동 상권 부활을 견인하는 한편 2024년에는 전담 조직을 신설해 글로벌 고객에게 눈높이를 맞춘 상품·서비스·공간 등을 내놓은 게 주효했다”고 덧붙였다.

K뷰티가 단순한 트렌드를 넘어 한국을 다시 찾는 이유로 만들겠다는 게 올리브영 목표가 됐다.

고병수 기자 byng8@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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