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 “12.3 계엄,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
‘계엄 사과’ 대신 ‘총공세’
초재선 26명 ‘사과 성명’
추경호 전 국민의힘 원내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이 3일 새벽 기각되자,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계엄 사과’ 대신 여권을 겨냥한 대대적인 반격에 나서는 모습이다. 장 대표는 “12.3 비상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계엄이었다”며 계엄 책임을 당시 야당으로 떠넘기는 입장을 밝혀 파장이 예상된다. 국민의힘 초재선 의원 26명은 장 대표와 달리 이날 ‘계엄 사과’ 성명을 발표할 예정이다.
12.3 계엄 당시 계엄 해제 표결 방해 혐의로 구속의 갈림길에 섰던 추 전 원내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이 3일 새벽 기각됐다. 장 대표를 비롯한 당내 강경파는 환호했다. 12.3 계엄 이후 계속된 여권의 ‘내란 정당’ 공세를 무너뜨리고 반격에 나설 기회라는 인식이다. 장 대표는 “오늘은 계엄과 탄핵, 내란몰이의 어두운 과거에 마침표를 찍고, 새로운 미래를 시작하는 날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내란 정당’ 공세가 무너진 만큼, 이제 ‘정권 퇴진’ 투쟁에 나서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장 대표는 영장 기각에 대한 입장 표명 이후에는 계엄 1년을 맞는 소회도 공개했다. 장 대표는 SNS에서 “12.3 비상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계엄이었다”며 계엄의 책임을 계엄 당시 야당에 돌렸다. 장 대표는 “계엄에 이은 탄핵은 한국 정치의 연속된 비극을 낳았고, 국민과 당원들께 실망과 혼란을 드렸다”며 “하나로 뭉쳐 제대로 싸우지 못했던 국민의힘도 그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국민의힘 당 대표로서 책임을 통감한다”고 밝혔다. 당이 분열되는 바람에 ‘윤석열 탄핵’을 허용했다는 인식 아래 이에 대한 유감을 표명한 것이다. 장 대표는“6개월 후, 우리는 민주당 심판과 보수 재건을 반드시 이뤄낼 것”이라고 밝혔다. 당내 일각에서 요구하는 중도확장 대신 선명보수 노선을 통해 내년 지방선거를 치르겠다는 입장으로 읽힌다.
당 지도부와 별도로 ‘계엄 사과’ 성명을 추진했던 초재선 의원 26명은 예정대로 이날 오전 성명을 공개할 예정이다. ‘비상계엄 1년, 성찰과 반성 그리고 뼈를 깎는 혁신으로 거듭나겠다’는 제목의 이 성명에는 △계엄에 대한 반성과 사과 △윤석열과의 절연 △당내 쇄신 약속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성명을 주도하는 한 재선의원은 이날 “예정대로 준비한 성명을 발표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5선 조경태 의원은 이날 개인 성명을 통해 “윤 전 대통령이 저지른 죄에 걸맞게 최고형으로 다스려 더 이상 선진 대한민국에 헌정 유린 세력의 싹들이 자랄 수 없도록 완벽히 제거해야 한다”고 밝혔다. 3선 송석준 의원은 “12.3 비상계엄은 헌법이 정한 계엄요건에 부합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국민들에게 충격을 주고 국가적 혼란을 야기했다. 당시 여당의 한 구성원으로서 사전에 비상계엄을 알지 못했고 , 예방하지 못했던 점에 대해 심히 안타깝고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