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구형’ 김건희 ‘매관매직’ 소환

2025-12-04 13:00:38 게재

4일 오후 민중기특검 출석예정

‘나토 목걸이·금거북이’ 등 조사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가담 혐의 등으로 징역 15년을 구형받은 김건희 여사가 4일 ‘매관매직’ 의혹으로 특별검사팀에 다시 소환된다.

법조계에 따르면 민중기 특검팀은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 마련된 특검사무실로 김 여사를 불러 조사한다.

김 여사가 특검에 출석하는 건 지난 9월 25일 이후 70일 만이다. 당시 김 여사는 김상민 전 부장검사가 1억4000만원 상당의 이우환 화백 그림을 건네고 지난해 4.10 총선 공천과 공직 임명 등 청탁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조사받았다.

이날 조사도 김 여사가 공직임용 대가로 고가의 금품을 받았다는 ‘매관매직’ 의혹에 초점이 맞춰졌다.

특검팀은 김 여사가 윤석열 전 대통령 취임 직후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으로부터 이른바 ‘나토 목걸이’로 알려진 반클리프앤아펠 목걸이 등 고가의 귀금속을 받은 경위를 조사할 예정이다.

앞서 이 회장은 김 여사측에 귀금속을 선물하며 사위인 검사 출신 박성근 변호사의 공직 임용을 청탁했다는 내용의 자수서를 특검팀에 제출한 바 있다. 실제 박 변호사는 한덕수 전 국무총리 비서실장에 임명됐었다.

특검팀은 또 2022년 3~4월 이배용 전 국가교육위원장으로부터 공직 임용 청탁과 함께 금거북이 등을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조사한다. 이 전 위원장은 금거북이 외에도 세한도 복제품과 한지 복주머니 액자 등을 김 여사에게 건넨 것으로 조사됐다. 특검팀은 윤석열정부 초대 국교위원장에 임명된 대가로 이같은 금품을 전달한 것으로 보고 있다.

로봇개 사업사 서성빈씨로부터 2022년 9월 사업 편의 청탁 대가로 5000만원 상당의 바쉐론 콘스탄틴 시계를 받았다는 의혹에 대한 조사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당시 서씨가 대표로 있는 드론돔은 대통령경호처와 로봇개 경호 시범운영 수의계약을 맺었는데 특검은 그 대가로 시계가 건네진 것으로 의심한다.

특검팀은 이날 김 여사를 상대로 각종 청탁 대가로 금품을 받은 정황들을 확인한 뒤 공여자들의 피의자 전환 여부와 적용 법리 등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특검팀은 오는 11일 김 여사를 한 차례 더 소환해 ‘종묘 차담회’ ‘해군 선상 술파티’ 등 국가자산을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조사할 예정이다.

한편 특검팀은 전날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 27부(우인성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등 결심공판에서 징역 15년을 구형했다.

앞서 김 여사는 도이치 주가조작 혐의와 함께 명태균 선거개입(정치자금법 위반), 건진법사·통일교 청탁(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지난 8월 29일 구속기소돼 재판을 받아왔다.

특검팀은 도이치 주가조작 혐의와 통일교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에 대해 징역 11년과 벌금 20억원, 추징금 8억1144만원을 구형했다. 또 명씨로부터 여론조사 결과를 받아본 혐의에 대해선 징역 4년과 추징금 1억3720만원을 구형했다.

김형근 특검보는 “대한민국 헌법 질서 내에서 누구도 법 위에 설 수 없고 법 밖에 존재할 수 없는데 피고인만은 그동안 대한민국 법 밖에 존재해왔고 대한민국 법 위에 서 있었다”며 “피고인은 대한민국 사법시스템을 무력화시켰다”고 구형 배경을 설명했다.

김 특검보는 피고인이 헌법 가치를 훼손하고 공직사회의 공정성과 국민 신뢰를 무너뜨린 점, 수사 및 재판 과정에서 범행을 부인하는 등 반성하지 않는 점, 죄질이 불량한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엄벌에 처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김 여사는 최후진술에서 “제 역할과 자격에 비해 잘못한 점이 많은 것 같다”면서도 “그렇다고 해서 특검이 말하는 것처럼 하는 것은 좀 다툴 여지가 있는 것 같다”고 항변했다.

김 여사에 대한 선고기일은 다음달 28일 열린다.

구본홍 기자 bhko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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