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역 역주행’ 60대 운전자 금고 5년 확정
1심 금고 7년 6개월→2심 금고 5년→대법 상고 기각
지난해 서울 시청역 인근에서 역주행으로 14명의 사상자를 낸 60대 운전자에 대해 대법원이 금고 5년을 확정했다.
대법원 2부(주심 권영준 대법관)는 4일 오전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치사) 등 혐의로 기소된 차 모씨의 상고심에서 금고 5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차씨는 지난해 7월 1일 오후 9시 26분쯤 서울 중구 시청역 인근 호텔에서 나와 일방통행 도로를 역주행하며 인도로 돌진해 인명 피해를 낸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안전 펜스와 차량 2대를 친 이 사고로 9명이 사망하고 5명이 다쳤다.
재판 쟁점은 사고가 차량 결함에 따른 급발진 사고인지, 이를 검증할 사고기록장치(EDR)를 신뢰할 수 있는지다.
여러 개의 사고가 하나의 행위에서 발생한 범죄, 즉 상상적 경합으로 볼 수 있는지도 판단 사안이다.
상상적 경합일 경우 여러 죄 중 가장 무거운 죄에 해당하는 형으로 처벌받기에 금고 5년이 상한이 된다.
1심은 급발진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으며 각각 피해자에 대한 사고를 별개 행위(실체적 경합)로 보고 법정 상한인 금고 7년 6개월을 선고했다. 금고형은 교도소에 수감되지만 노역은 강제하지 않는다.
실체적 경합은 여러 개의 행위로 인해 여러 개의 죄가 성립하는 것으로 각각 죄에 형을 선고하고 이를 합산해 처벌한다.
2심은 지난 8월 차씨에게 금고 5년을 선고했다.
1심은 사망과 상해, 교통사고 등을 각각 다른 죄로 판단(실체적 경합)했으나, 2심은 동일한 행위의 결과가 각각 다르게 나타난 것(상상적 경합)이라고 판단해 감형했다.
실체적 경합은 여러 개의 행위가 각각 다른 죄를 구성하는 경우를 뜻하고, 상상적 경합은 하나의 행위가 여러 죄에 해당하는 경우를 말한다.
2심은 “이 사건 사고는 과속페달을 제동페달로 밟은 과실이 주된 원인이 돼 발생했다”며 “피고인 차량이 인도를 침범해서 보행자들을 사망, 상해에 이르게 한 것과 승용차를 연쇄 충돌해서 운전자를 상해에 이르게 한 것은 동일한 행위의 결과가 다르게 나타난 것에 불과하다”고 판단했다.
이어 “1심은 금고형을 선택한 후 경합범을 가중해서 금고 7년 6월 선고했으나 한 개의 행위가 수 개의 죄에 해당하는 경우 상상적 경합 관계로 봐야 한다”며 “각 죄가 실체적 경합 관계에 있다고 본 원심 판결을 파기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업무상 과실로 9명이 사망하고 5명이 상해를 입는 돌이킬 수 없는 중대한 결과가 발생한 점, 일부 유족에게 지급된 합의금만으로는 피해가 온전히 회복됐다고 보기 어려운 점 △4명의 사망자와 1명의 피해자와 합의에 이르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해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금고형의 상한형인 금고 5년을 선고했다.
대법원도 원심의 판단에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며 상고를 기각했다.
김선일 기자 si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