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 오스템임플란트서도 ‘고용 불안’ 확산

2025-12-04 13:07:58 게재

고강도 조직개편 추진설에 업계 촉각

MBK파트너스가 인수한 오스템임플란트에서 대규모 조직개편이 추진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업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근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간 홈플러스 사례가 겹쳐지며 “또 다른 구조조정이 현실화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3일 뉴시안 보도에 따르면 오스템임플란트는 연구개발·영업·지원조직을 축소하는 내용의 조직개편안을 확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연구개발(R&D) 조직 3개 실을 폐쇄하고 일부 조직을 통합하는 등 R&D 부문에 대한 고강도 조정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측은 “수익성이 낮은 부분을 정리하고 재배치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으나, 내부에서는 “MBK 인수 후 우려했던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제기되고 있다.

오스템임플란트는 국내 임플란트 시장 점유율 1위 기업이지만, MBK가 최대주주가 된 2023년 이후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됐다. 영업이익률은 2022년 22.3%에서 2023년 20.1%, 2024년 12.3%로 하락했고, 올해 3분기 누적 기준으로는 7%까지 떨어졌다. MBK 인수 후 3년 사이 수익성이 ‘3분의 1 토막’ 난 셈이다.

하지만 이 같은 실적 악화에도 오스템임플란트는 2024년 결산배당으로 약 1001억원을 지급했다. 이 가운데 83.6%의 지분을 보유한 MBK 계열 덴티스트리인베스트먼트가 약 830억원을 가져간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회사의 재무 상황과 무관하게 배당 형태로 투자금을 회수한 것”이라며 “LBO(차입매수) 구조의 부작용이 다시 드러난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오스템임플란트가 홈플러스와 비슷한 경로를 걷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홈플러스 역시 MBK 인수 이후 수익성 악화, 점포 매각, 조직 축소가 이어졌고 결국 올해 3월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갔다. 업계 한 관계자는 뉴시안과 인터뷰에서 “MBK가 성장·투자보다 단기 영업이익률 관리에 집중하면서 포트폴리오 기업들이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오스템임플란트 측은 구조조정설에 선을 긋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언론에 “조직개편 규모가 커 보일 뿐, 현 단계에서 인력 감축은 없다”며 “일부에서 거론되는 ‘25% 감원설’도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스템임플란트는 현재 자회사 오스템글로벌 합병 절차를 진행 중이며, 이를 통해 “지배구조 개선과 경영 효율화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MBK가 인수 금융 부담을 줄이기 위해 현금 창출력 회복을 최우선 목표로 삼고 있다는 관측이 여전히 지배적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단기 실적 압박 속에서 연구개발 조직부터 손대는 방식이 반복될 경우 장기 성장성이 훼손될 수 있다”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정석용 기자 sy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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