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 석포제련소, 두 달 새 잇단 화재

2025-12-04 13:11:30 게재

‘총체적 관리 부실’ 우려 확산

영풍 석포제련소에서 두 달 연속 화재가 발생하며 안전관리 부실 논란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유해 화학물질을 다루는 시설 특성상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경북 소방본부에 따르면 3일 오전 4시28분께 봉화군 석포제련소 전기동 외부 배관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불은 배관 일부를 태운 뒤 1시간여 만에 진화됐다. 소방당국은 정확한 발화 원인을 조사 중이다.

지난달에도 제련소 내 고압 배전반에서 화재가 일어나 2,300만여원의 재산 피해가 났다. 이 제련소에서는 2023년 용해공장 화재, 2022년 용융로 폭발 등 사고가 반복돼 왔다. 위험물질이 다량 저장된 환경에서 화재가 잦다는 점에서 관리 체계 전반의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석포제련소는 안전사고뿐 아니라 각종 산업재해와 환경오염 사건에도 연루돼 왔다. 지난해 말에는 협력업체 노동자가 비소 중독으로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대구지법은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전 대표와 전 제련소장에게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기초 안전 점검이 반복적으로 이행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환경 사건도 이어졌다. 2021년 환경부는 카드뮴이 낙동강으로 유출됐다며 약 281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고, 영풍은 현재 취소 소송을 진행 중이다. 폐수 유출로 인한 조업정지 조치도 반복됐다. 이 영향으로 올해 3분기 누적 제련소 가동률은 40%대에 그쳤다.

실적 부진도 장기화되고 있다. 영풍은 지난해 3분기부터 올해 3분기까지 5개 분기 연속 영업적자를 냈다. 올해 누적 영업손실은 1600억원 가까이 된다. 업계에서는 “안전·환경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으면 실적 회복도 쉽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석용 기자 sy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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