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인터, 알래스카 LNG 의지 재확인
글렌파른과 전략적 파트너십 체결
20년간 가스 구매계약 기반 마련
초대형 투자 부담·정치변수 내재
포스코인터내셔널이 미국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프로젝트 추진 의지를 분명히 했다.
글렌파른 알래스카 LNG는 포스코인터내셔널과 1일 워싱턴 D.C.에서 프로젝트 개발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했다고 4일(현지시간) 밝혔다. 알래스카 LNG는 미국 태평양 연안에서 연방 승인을 받은 유일한 LNG 수출 프로젝트다. 아시아와 북미를 연결하는 신규 천연가스 공급원으로 주목받는 사업이다.
협약내용의 핵심은 두 가지다. 첫째 포스코가 알래스카 LNG 파이프라인(807마일·약 1300km, 42인치 고압)에 필요한 대규모 강재를 대량 공급한다. 세계적 수준의 강재 기술력을 가진 포스코가 참여한다면 프로젝트의 엔지니어링 기반이 강화될 전망이다.
둘째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연간 100만톤 규모의 LNG를 20년간 구매하는 기본합의서(HOA)를 체결했다. 이는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 최초의 HOA로, 포스코인터내셔널로의 LNG 판매 조건을 규정한다.
아시아 시장의 실질적 수요 기반을 증명하는 계약인 셈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한국의 대표적인 LNG 수입·트레이딩 기업이자 포스코그룹의 글로벌 판매·자원개발 플랫폼인 만큼 이번 계약은 그룹 차원의 에너지 공급망 안정화 전략과도 맞물린다.
듀발 CEO는 “포스코그룹의 알래스카 LNG 사업 참여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이 프로젝트가 갖는 가치와 신뢰도를 보여준다”며 “이번 파트너십은 프로젝트 개발을 본격 진전시키는 중요한 이정표”라고 평가했다.
계획이 현실화된다면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알래스카 LNG를 장기 공급원으로 확보함으로써 아시아내 수요 대응력을 높이고, 글로벌 LNG 포트폴리오를다변화 기반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LNG 개발·도입·트레이딩·인프라 투자를 아우르는 ‘전주기 LNG 밸류체인’ 전략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글렌파른은 3월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 최대 지분을 확보한 뒤 일본 도쿄가스·JERA, 대만 CPC, 태국 PTT 등 주요 아시아 LNG 구매사들과 총 1100만톤의 예비 상업 공급 약정을 맺었다. 글렌파른은 LNG 기술업체 베이커휴즈와 파트너십을 맺어 압축 설비·발전설비 공급뿐 아니라 프로젝트 투자까지 확대한 상태다.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는 2단계로 나눠 독립적 재무구조로 개발한다는 방침이다. 1단계는 알래스카 노스슬로프에서 생산된 천연가스를 알래스카 주내 에너지 수요에 공급하기 위한 파이프라인 인프라 구축이다. 2단계는 연간 2000만톤 규모의 LNG를 수출하기 위한 터미널과 관련 인프라 건설이다.
한편 한국 기업의 알래스카 LNG 참여시 우려되는 부분도 있다.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는 미국 내에서도 초대형·초고비용 사업으로 꼽힌다.
파이프라인(약 1 300km) 및 액화플랜트 건설비 총액이 수십조원 규모로, 사업비 증가·공사 지연 위험이 존재한다. 따라서 한국 기업이 지분투자나 인프라 투자까지 확대할 경우 장기적 재무 리스크 발생이 우려된다.
또 북극권·알래스카 특유의 혹한·빙설·지형 문제로 인한 시공 난이도와 환경리스크가 존재한다. 미국내부 정치적 변수도 간과할 수 없다.
LNG 장기 구매 계약 체결은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 장점도 있지만 향후 글로벌 LNG 가격 변동, 재생에너지 확대, 수소시대 전환 등으로 계약 조건이 부담될 가능성도 체크 포인트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기업이 알래스카 LNG 사업에 본격 참여하려면 △미국 및 알래스카 주정부의 정책 안정성 확보 △투자 구조·리스크 배분 명확화 △경제성 있는 LNG 구매 조건 확정 △기술적 신뢰성 검증 등이 선행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재호 기자 jhlee@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