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수사할 상설특검 가동 임박

2025-12-05 13:00:01 게재

안권섭 특검, 김기욱·권도형 특검보 임명

‘띠지 분실’‘쿠팡 불기소 외압’ 규명 본격화

‘관봉권 띠지 분실 사건’과 ‘쿠팡 불기소 외압 의혹’을 규명할 안권섭 상설특별검사팀이 진용을 갖추고 본격 수사에 나선다. 상설특검이 가동되는 건 2021년 ‘세월호 참사 진상조사 특검’ 이후 두 번째다. 이번 특검은 검찰을 수사대상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안 특검은 최근 김기욱(사법연수원 33기) 법무법인 정률 변호사와 권도형(변시1회) LKB평산 변호사를 특별검사보로 임명했다.

김 신임 특검보는 2004년 사법연수원 수료 후 춘천지방법원 강릉지원 판사, 수원지법 성남지원 판사 등을 거쳐 2010년 법률사무소를 개업해 변호사로 활동했다. 2016년부터는 법무법인 정률 변호사로 일했다.

권 신임 특검보는 2012년 변호사시험 합격 후 2015년 경찰청 경력변호사 특채로 경찰에 몸담았다가 2021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합류해 지난해 3월까지 검사로 근무했다. 이후 LKB평산 파트너 변호사로 활동해왔다.

두 특검보는 앞으로 안 특검을 보좌하며 파견 검사와 수사관들의 수사를 지휘한다.

특검법에 따르면 상설특검팀은 특검과 특검보 2명 외에 파견검사 5명, 파견공무원·특별수사관 각 30명 이내로 꾸려진다.

앞서 특검팀은 김호경(37기) 광주지검 공공수사부 부장검사, 정성헌(39기) 부산지검 부부장 검사, 한주동(40기) 서울중앙지검 부부장검사, 장진(42기) 청주지검 검사, 양귀호(변시 2회) 부산지검 동부지청 검사 등 5명의 검사를 파견 받았다. 수사팀장은 김 부장검사가 맡는다.

김 부장검사는 2022~2023년 서울중앙지검·인천지검 부부장검사를 거쳐 지난해 창원지검 형사4부 부장검사로 명태균씨 관련 사건을 수사했다.

특검팀은 최근 서울 서초구 센트로빌딩에 사무실을 확보하고 조사실 등을 꾸리는 작업을 하고 있다. 파견 공무원과 특별수사관 등 최종 인선이 마무리되면 곧바로 수사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특검법상 명시된 준비기간은 최장 20일로 안 특검이 지난달 17일 임명된 것을 고려하면 6일경 수사를 개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검 수사기간은 60일로 최대 30일 연장할 수 있다.

특검이 수사할 관봉권 띠지 분실 사건은 서울남부지검이 지난해 12월 건진법사 전성배씨의 자택을 압수수색해 5000만원어치 한국은행 관봉권을 포함한 현금다발을 확보했으나 수사과정에서 띠지와 스티커를 분실했다는 내용이다. 띠지에는 지폐 검수 날짜와 담당자 등이 적혀 있어 자금 흐름을 쫓는 수사의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지만 분실 사실은 4개월이 지나도록 상부에 보고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같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검찰이 김건희 여사 등 윗선으로 수사가 향하는 것을 막기 위해 의도적으로 핵심 증거를 폐기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대검은 감찰을 진행해 ‘윗선의 지시나 고의는 없었다’는 결론을 내렸으나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객관적이고 제3자적 위치에서 다시 한번 엄중하게 들여다보는 게 좋을 것 같다고 판단했다”며 상설특검 수사를 결정했다.

쿠팡 불기소 외압 의혹은 인천지검 부천지청이 ‘쿠팡 일용직 노동자 퇴직금 미지급 사건’을 불기소 처분하는 과정에서 엄희준 당시 지청장이 외압을 행사했다는 내용이다.

앞서 중부지방고용노동청 부천지청은 이 사건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넘겼으나 인천지검 부천지청은 지난 4월 불기소 처분했다. 사건을 수사한 문지석 부장검사는 국회 국정감사에서 상급자인 엄 전 지청장과 김동희 차장검사가 무혐의 처분하라는 압력을 행사했다고 폭로한 바 있다.

구본홍 기자 bhko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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