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경상수지 흑자 주춤…연간 1천억달러 무난
조업일수 감소 등으로 상품수지 흑자폭 줄어
“11월 수출 호조로 경상흑자 100억달러 가능”
경상수지 흑자 기조가 이어졌지만 잠시 주춤했다. 지난 10월 추석 등 연휴가 겹쳐 조업일수가 줄면서 흑자 규모가 감소했다는 분석이다. 다만 올해 연간 경상흑자 1000억달러는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이 5일 발표한 ‘2025년 10월 국제수지’(잠정치)에 따르면, 올해 10월 경상수지는 68억1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해 30개월 연속 흑자 기조를 이어갔다. 흑자폭은 9월(134.7억달러)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 다만 10월까지 연간 누적 흑자는 895억8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766.3억달러) 대비 증가했다.
송재창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이날 기자설명회에서 “2000년대 들어 2019년 3월 이후 83개월 동안 흑자에 이어 이번이 최장기간 흑자 기록”이라며 “올해 10월까지 누적 경상수지 흑자는 사상 최대치로 연간 기준으로 양호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경상수지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상품수지는 78억2000만달러 흑자를 보였다. 상품수지도 9월(142.4억달러)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지난해 10월(80.7억달러)에 비해서도 소폭 감소했다. 수출은 558억8000만달러로 지난해 동기(586.4억달러) 대비 4.7% 감소했다. 올해 9월(672.7억달러)에 비해서는 17%나 줄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IT 품목은 증가세를 보였지만 비IT 부문에서 선박 수출이 조정되고, 조업일수도 줄어 수출이 감소했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통관 기준으로 반도체(25.2%)와 컴퓨터주변기기(3.5%) 등은 수출이 증가했다. 이에 반해 △무선통신기기(-8.7%) △철강제품(-14.1%) △화학공업제품(-13.1%) △승용차(-12.6%) △기계류정밀기기(-12.3%) 등은 감소했다.
수입은 480억6000만달러로 지난해 10월(505.7억달러)보다 5.0% 줄었다. 에너지 수입가격 하락으로 △가스(-37.2%) △석탄(-18.6%) △석유제품(-13.1%) △화학공업제품(-7.6%) 등 원자재 수입이 6.4% 감소했다. 다만 원유는 6.8% 늘었다.
서비스수지는 37억5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9월(-33.2억달러)에 비해 적자폭이 소폭 줄었다. 하지만 10월까지 누적 적자는 264억6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196.4억달러)에 비해 늘었다.
본원소득수지는 29억4000만달러 흑자다. 누적 흑자도 255억1000만달러로 지난해 동기(194.5억달러) 대비 증가했다. 배당과 이자소득을 합친 투자소득수지 흑자가 31억2000만달러를 기록했다. 급료 및 임금(-1.8억달러)은 적자를 보였다.
한은은 10월 경상수지 흑자가 줄었지만 당초 전망치인 연간 1150억달러는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송 부장은 “10월은 경상수지 규모가 9월보다 축소됐지만 11월부터 명절 효과가 사라지고 반도체 수출을 중심으로 상당한 무역 흑자를 보인 만큼 경상수지 흑자 규모도 100억달러 이상의 높은 수준을 회복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한은은 지난달 27일 경제전망보고서에서 올해 연간 경상수지 흑자 규모를 사상 최대인 1150억달러로 예상했다.
한편 10월 금융계정 순자산(자산-부채)은 68억1150만달러 증가했다. 9월(129.0억달러)에 비해 크게 감소했다. 10월까지 누적 순자산은 836억9000만달러 증가했다.
올해 10월 직접투자는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18억8000만달러, 외국인의 국내투자는 1억5000만달러 각각 증가했다. 증권투자는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주식을 중심으로 172억7000만달러 증가했다. 외국인의 국내투자는 주식을 중심으로 52억달러 늘었다.
백만호 기자 hopebai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