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북1구역 20년 만에 개발 속도
LH 참여 공공재개발로 추진 … 입주권 갈등 일단 봉합, 80m 구릉지 데크로 해결
정비사업 추진 20여년 만에 서울 성북구 성북1구역 재개발사업이 사업자를 선정하는 등 속도를 내고 있다. 이곳은 2004년부터 재개발사업이 진행됐지만 추진위 구성부터 사업절차까지 지연됐고 2015년 건축행위 제한이 풀리면서 신축빌라가 대거 들어와 개발 갈등이 벌어진 곳이다. 이 곳에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사업시행자로 나서면서 실타래가 풀렸다.
8일 LH 등에 따르면 지난달 사업자 선정을 위한 입찰에 GS건설이 참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GS건설은 ‘성북 1구역 재개발 사업’에 이달 6일 홍보관을 열어 토지등소유자 관람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성북 1구역 재개발은 성북구 성북동 179-68 일대에 최고 30층 높이의 공동주택 2086가구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지난해 사업시행자로 참여해 공공재개발로 진행된다.
이 사업이 20년간 표류한 이유는 재개발지역 내에 신축빌라가 늘어나면서 주택노후도가 낮아졌고, 일부 토지등소유자가 아파트 입주권을 받지 못하고 현금청산될 위기에 갈등이 커졌기 때문이다. 개발 과정에서 서울시 조례에 따라 2008년 7월 30일 이후 지은 주택을 ‘신축’으로 보고 분양신청 우선 순위를 주지 않았다. 성북1구역 계획 수립 시기가 2004년이라 이 조례를 적용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조례는 2010년 폐지되면서 적용 여부를 놓고 마찰이 생겼다. 지구 지정 이후 신축빌라가 우후죽순 늘어나면서 이들의 철거 비용 등에 대한 조합원 분담금이 늘어날 가능성도 제기됐다.
이와 함께 성북1구역은 제1종주거지역 비중이 높은 구릉지로 지형적 한계가 있어 주민들과 서울시의 입장차가 컸다. 2019년 4월에 정비계획을 수립하고 일부지역을 추가 편입하면서 기본계획 변경 등을 거쳐 정비구역 지정 신청을 했지만 승인을 받지 못했다. 이 때문에 2020년 공공재개발 공모를 접수했고 2021년에 후보지로 선정됐다.
성북1구역은 지구내 높낮이가 80m까지 차이가 나는 경사지로 돼 있다. GS건설은 지형순응형 데크를 설치해 이를 극복하고 단지 중심에 이를 해소하기 위한 넓은 중앙광장을 설치하는 설계안을 제시했다. 북한산 낙산 서울도심을 모두 볼 수 있는 조망 특화 설계다.
GS건설 관계자는 “성북1구역 재개발 사업은 LH가 참여하는 공공재개발의 투명성과 신속성, 성북동의 입지적 장점을 극대화한 특화 설계가 도입될 것”이라면서 “노후 주거지의 문제를 해결하고 도시의 지형적 한계를 극복하는 공공재개발의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성북1구역 조합원들이 12월 중 시공사로 GS건설을 선정할 경우 그동안 내부 불신이 봉합되고 개발이 마무리될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성배 기자 sb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