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각 사각지대가 있다고?
“소리가 들리긴 하는데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 부천 상동에서 오신 어르신을 위해 보청기 소리를 조절하는 과정에서 어르신이 청능사에게 하신 말씀입니다. 이런 반응이 나오는 이유는 여러 가지입니다. 오늘은 그중 한 가지 이유에 대해 생각해 보려 합니다.
달팽이관 그리고 유모세포
바깥에서 들려온 소리는 외이도를 거쳐 고막을 지나 달팽이관에 도달합니다. 달팽이관 안에는 감각세포들이 줄지어 서 있어서 들려온 소리를 뇌가 이해할 수 있는 전기신호로 바꾸어 줍니다. 소리를 전기신호로 바꾸어 주는 이 세포를 ‘유모세포’라고 부르지요. 머리털과 같은 털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이런 이름을 붙였습니다. 피아노 건반 하나하나가 각각의 소리 높이를 가지고 있는 것처럼 유모세포도 자신이 가장 잘 반응할 수 있는 소리 높이를 가지고 있습니다. 달팽이관의 앞쪽에 있는 유모세포는 높은 소리를 담당하고, 뒤쪽으로 갈수록 낮은 소리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청각 사각지대
일정 영역의 유모세포가 심각하게 손상되었거나 죽어있는 상태라면 이 유모세포들이 담당하던 높이의 소리가 들려와도 이 소리를 전기신호로 바꿀 수 없겠지요? 유모세포가 기능할 수 없을 정도로 손상되었거나 죽어있는 영역을 Dead Region이라고 부릅니다. 이 영역의 소리는 듣기 어려운 난청 상태가 아니라 들을 수 없는 상태입니다. 그러니 Dead Region은 청각 사각지대입니다. Dead Region에 해당하는 소리는 보청기로 소리를 증폭해 들려드려도 제대로 들을 수 없으니 앞서 부천 상동에서 오신 어르신처럼 소리가 들리긴 하는데 무슨 말인지 알아듣지 못하는 상황이 될 수 있습니다.
해결사
Dead Region을 알아내는 방법 중 하나는 TEN이라고 부르는 검사입니다. TEN은 Threshold Equalizing Noised라는 말의 머릿글자를 따서 만든 이름입니다. Dead Region이 있다면 해당 영역의 소리를 들려주기 위해 소리를 증폭하는 것만으로는 안 됩니다. 그래서 개발된 기술들이 있습니다. 바로 ‘주파수 이동(Frequence Lowring)’이라는 것입니다. 강을 건너는 다리가 무너졌다면 다른 곳으로 우회하는 것처럼 유모세포의 특정 영역이 죽어있는 상태라면 해당 영역을 우회하는 기술이 주파수 이동입니다.
보청기를 착용하고도 말소리가 분명하게 들리지 않는 이유 중 하나로 청각 사각지대인 Dead Region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소리를 단순히 크게 하는 것이 아닌 의미 있게 전달하기 위한 노력 속에 Dead Region 대한 이해와 대안 기술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시그니아 독일보청기 부천센터
이양주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