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 ‘수익화’ 본격 전환 … 최고매출책임자 임명
슬랙 CEO 출신 드레서 영입
기업 시장·매출 강화 전략
오픈AI가 창립 이후 처음으로 최고매출책임자(CRO)를 선임하며 본격적인 수익화 전략에 나섰다. 오픈AI는 9일(현지시간) 업무용 메신저 ‘슬랙’ 최고경영자(CEO)인 데니스 드레서를 영입해 CRO로 임명했다고 밝혔다. 로이터와 AP통신 등 주요 외신은 “기술 중심 회사에서 수익 중심 기업으로의 전환 신호”라고 평가했다.
드레서는 세일즈포스에서 14년간 글로벌 영업 조직을 이끌고, 슬랙과 세일즈포스의 통합을 총괄한 영업·파트너십 전문가다. 오픈AI는 그에게 기업 고객 확대, 장기 구독·라이선스 모델 설계, 파트너사와의 공동 비즈니스 구조 재편 등 매출 전략 전반을 맡길 계획이다. 그동안 오픈AI는 챗GPT와 GPT 시리즈로 기술적 우위를 확보했지만, 가격 체계와 수익모델은 여전히 실험 단계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는 “카테고리를 정의하는 플랫폼을 확장해온 경험을 바탕으로 기업 변혁의 다음 단계로 진입하는 오픈AI에 합류하게 돼 기대된다”고 합류 소감을 말했다.
오픈AI는 현재 기업 가치가 5000억달러(약 730조원)에 달하지만, AI 인프라 투자와 칩 확보 등에 그 갑절이 넘는 금액의 투자를 약속하는 등 재무 압박을 받고 있다. AP통신은 “안정적인 매출 기반을 마련하지 못하면 오픈AI의 현금 소모 속도는 중장기 리스크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에는 구글의 ‘제미나이3 프로’가 벤치마크 성능과 이용자 수에서 추격에 나서면서, 오픈AI 역시 내부적으로 ‘코드레드(중대경보)’를 발령하는 등 위기를 맞고 있다.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주에 새 버전인 GPT-5.2를 출시하고, 이어 내년 1월에 새로운 모델을 내놓은 이후에야 경보를 해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전했다. 올트먼 CEO는 “AI 경쟁의 다음 국면은 하드웨어 플랫폼에서 벌어질 것”이라며 “장기적으로는 애플과의 경쟁이 불가피하다”고 했다. 실제로 오픈AI는 지난 5월 애플의 수석 디자이너를 지낸 조니 아이브의 AI 기기 스타트업 ‘IO’를 65억달러(약 9조5000억원)에 인수한 바 있다. AI 기기–클라우드–모델 서비스의 통합 생태계를 구축해 경쟁사와 차별화하겠다는 전략이다.
김상범 기자 clay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