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스자산운용, 오너 가족회사에 대여 논란

2025-12-10 13:00:07 게재

에코그리드솔라에 450억 장기대여

손실 우려에 270억 대손충당금도

이지스자산운용이 전 대표와 창업주가 지분을 가진 가족회사에 400억원이 넘는 자금을 대여한 것으로 확인됐다. 손실을 우려해 대여금 절반을 훌쩍 넘는 대손충당금까지 쌓았다.

10일 이지스자산운용에 따르면 이 회사의 100% 자회사인 이지스투자파트너스(이투파)는 태양광발전사업 투자회사 에코그리드솔라(옛 이지스태양광)에 450억원의 장기대여금을 제공 중이다. 이투파는 빌려준 자금의 절반을 훌쩍 넘는 대손충당금(270억원)을 쌓아뒀다.

에코그리드솔라는 조갑주 전 이지스자산운용 대표(현재 사내이사)의 배우자 이 모씨, 최대주주이자 창업주인 고 김대영 전 의장의 배우자 손 모씨가 각각 42%, 29% 지분을 보유중인 스카이밸류의 손자회사다. 조 전 대표측의 이지스자산운용 지분은 약 12%다.

이지스자산운용측 관계자는 “이투파의 ‘이지스리얼에셋’ 펀드에서 투자한 사업장이 부실화됐다. 때문에 이지스자산운용이 이투파에 약 500억원을 출자하고 이투파가 에코그리드솔라에 450억원을 대여했다”며 “이는 부실 펀드를 회생시켜 투자자 손실을 방지하기 위한 ‘레스큐 금융’ 구조였다. 이지스투자파트너스가 특수목적회사(SPC)를 직접 보유해 부실자산을 직접 관리하면 이지스자산운용까지 연결되면서 재무제표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때문에 회생 과정 중 긴밀한 의사소통이 가능한 제3자(스카이밸류)에 이를 양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보험사인 자본재공제조합이 보험금 지급을 미루는 것과 관련해 분쟁이 있다. 소송이 장기화할 우려가 큰 것도 제3자에게 회생을 맡긴 이유”라고 덧붙였다.

투자업계는 이같은 상황이 일반적이지 않다는 입장이다.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는 “직접 SPC를 설립하면 되는데 제3자에게 맡기는 게 석연찮다. 대손충당금이 많은 것도 의아하다. 부실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손실이 나면 이지스가, 이익이 나면 에코그리드솔라가 가져가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지스자산운용 관계자는 “회생 과정에서 제3자에게 이익이 날 수 없도록 했다. 그쪽에선 법인세 등 문제가 생기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혀 무관한 제3자에게 맡기기가 어려웠다. 특수관계사인 에코그리드솔라에 부실자산 정리를 맡긴 이유”라고 해명했다.

김은광 기자 powerttp@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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