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로템, 우즈벡에 K고속철 첫 수출
국내기술로 사상 처음
내년 3월 일정 앞당겨
국내 기술로 만든 고속철도차량이 사상 처음으로 해외 수출길에 올랐다.
현대로템은 10일 경남 창원시 마산항에서 ‘우즈베키스탄 고속차량 초도 편성 출항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잠쉬드 압두하키모비치 호자예프 우즈베키스탄 경제부총리를 비롯한 양국 주요 정관계 인사와 현대로템 임직원들이 참석했다.
김정훈 현대로템 레일솔루션사업본부장(전무)은 기념사에서 “오늘 출항식은 국내에서 축적해 온 고속차량 기술 역량을 처음으로 세계 무대에 선보이는 매우 뜻깊은 자리”라며 “우즈베키스탄 고속차량은 양국의 협력과 우정을 상징하는 결과물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에 선적된 차량은 현대로템이 지난해 6월 우즈베키스탄 철도청과 체결한 동력분산식 고속차량 공급계약 총 42량(편성당 7량) 가운데 초도 물량(1편성)이다.
당초 내년 3월까지 공급하기로 한 일정보다 1~2개월 앞서 조기에 공급하는 것이다. 현대로템은 나머지 35량(5편성)도 2027년까지 차질 없이 생산해 현지 인도를 마친다는 계획이다.
이들 열차는 국내에서 운행 중인 ‘KTX-이음’을 기반으로 우즈베키스탄의 철도 환경과 기후 특성에 맞춰 설계를 최적화했다.
현지 맞춤형으로 궤도 폭이 넓은 광궤용 대차가 들어가는 이 차량은 사막 기후에도 안정적인 성능을 내는 방진 설계가 적용됐다. 궤도 폭이 1520㎜로 한국의 표준궤(1435㎜)보다 넓은 광궤용 대차를 넣었다. 총 1286km에 달하는 현지 장거리 노선에 투입돼 기존의 동력 집중식 차량(스페인산)을 대체하며 교통 인프라 개선에 기여할 것으로 현대로템은 기대했다.
이번 수출 성사는 민관협력의 결실로 평가받는다. 현대로템은 국내 부품 협력사들과의 안정적인 공급망을 바탕으로 고속차량의 국산화율을 90% 수준까지 끌어올렸다. 이러한 높은 국산화율과 국내 산업 생태계에 미칠 낙수효과는 정부의 양허성 수출금융지원을 이끌어내는 데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기술력과 금융 지원이 결합해 글로벌 고속철 패권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배경이 됐다.
현대로템은 이번 우즈베키스탄 수출 실적을 기반으로 국산 고속차량 수출 확대에 집중할 계획이다.
김선철 기자 sc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