쪽방촌 주민들 작가로 등단
2025-12-11 13:00:02 게재
용산구 ‘온기’ 전시회
“살면서 전시를 해보는 날이 올 줄 몰랐습니다. 사진 한장, 작은 공예품 하나라도 누군가에게 위로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이 감격스러워요.”
서울 용산구 동자동 쪽방촌 주민들이 작가로 등단했다. 11일 용산구에 따르면 구는 이태원동 용산아트홀 지하 1층 전시장에서 오는 12일까지 전시회 ‘온기(溫氣)’를 진행한다.
‘온기’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따뜻함’을 나누는 자리라는 의미다. 제목 그대로 쪽방촌 주민 작가 15명이 지난 1년간 작업한 작품을 매개로 이웃에 따뜻함을 전한다.
사진 생활공예 멋글씨(캘리그라피) 작품 50여점이 기다리고 있다. 협소한 일상 공간 속에서 마주하는 소소한 장면들이 담겨 있다. 생활공예품은 주민들이 직접 제작한 실용 소품과 장식물이다.
구는 특히 그동안 생계 유지에 급급해 자신을 표현할 기회가 없었던 주민들이 ‘작가’라는 이름으로 처음 나서는 무대라는 점에 의미를 부여한다. 전시장을 찾는 주민들 호응도 크다. 주민들은 “쪽방 주민들의 새로운 모습을 보니 뭉클하다”거나 “모두가 누군가의 이야기를 품고 있다는 사실을 새삼 느꼈다”고 감상 소감을 전했다.
전시는 관람료 없이 아트홀을 방문한 누구나 즐길 수 있다. 박희영 용산구청장은 “예술 활동은 단순한 취미를 넘어 삶을 회복시키는 힘이 있다”며 “쪽방촌 주민들이 스스로의 가능성과 자존감을 발견하고 지역사회와 자연스럽게 소통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