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참여 공공미술작품 한자리에 모았다
중랑구 ‘우리동네 미술관’
12일까지 7년 기록 전시
어린이집 원아부터 복지관을 이용하는 노년층까지 서울 중랑구 주민들이 동참해 거리와 생활 환경을 바꾼 공공미술 작품들을 한 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게 됐다. 11일 중랑구에 따르면 구는 지난 8일 신내동 구청 1층에서 ‘중랑 우리동네 미술관’ 작품 기록 전시회를 개막하고 오는 12일까지 이어간다.
중랑구는 지난 2019년부터 7년째 공공미술 사업 ‘우리동네 미술관’을 진행 중이다. 당초에는 주민들이 멀리 가지 않고도 일상에서 수준 높은 문화예술 작품을 자연스럽게 향유하도록 한다는 데 의미를 두었다. 낡은 도시경관을 밝고 친근하게 개선한다는 취지도 있다. 면목5동 면목천 다리 아래쪽이나 상봉1동 철도 옹벽에 벽화를 그리는 식이었다.
2021~2022년은 발전단계다. 내구성 높은 재료와 공공디자인 요소를 결합한 복합 디자인이 등장한다. 어린이와 청소년이 참여하는 교육형으로 전환하기도 했다. 상봉1동 망우역 앞 교통섬 ‘장미트리’와 면목5동 ‘중랑 어린이의 행복한 숨바꼭질’ 조형물이 그렇게 탄생했다.
지난 2023년부터는 입체조형물 설치미술 섬유예술 등 작품 자체를 다양화했다. 주민과 학생들 참여 기반도 단단해졌다. 상봉1동 설치미술 ‘중랑에 정들다’, 신내2동 거리 가로수를 감싼 ‘손뜨개로 포근한 중랑’ 등 작품에서 그 변화 양상을 볼 수 있다. 구 관계자는 “저층 주거지 경관 개선 중심에서 중랑을 대표할 만한 공간에 상징적인 예술품을 설치하는 방식으로 확대·발전됐다”고 설명했다.
중랑구는 매년 초 주민들에게 대상지 공모를 받아 현장 면담과 대상지 조사, 공공디자인위원회 심사를 거친다. 주민 의견을 듣는 간담회를 거쳐 디자인을 개발·수정하고 연말에 작품 조성을 마무리한다. 연간 단위로 공공미술 농사를 짓는 셈이다. ‘생애주기’가 만료된 작품은 다시 디자인위원회에 상정해 철거할지 재단장할지 결정한다.
전시회에서는 그렇게 탄생한 작품 44점을 만나볼 수 있다. 어떤 계기로 시작됐는지 어떻게 장소를 선정하고 작품을 구상했는지 등을 들여다 볼 수 있다. 무엇보다 주민과 작가가 어떻게 협력해서 완성했는지 초기부터 완성 단계까지 글과 그림 사진으로 담은 기록물이 눈길을 끈다. 작품마다 정보무늬(QR코드)를 붙여 상세 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대표 작품을 사진에 담을 수 있는 촬영 구역도 별도로 마련했다.
이달 중순에는 김동훈 작가가 함께한 44호 작품 ‘스툴(STOOL) 365’를 중화2동 중화역 2번 출구 인근에 설치한다. 우회전 차로를 신설하면서 생긴 유휴부지에 알록달록한 1인용 ‘예술 의자’ 16개를 배치한다. ‘스툴 365’를 비롯한 공공미술 작품 44점은 구 누리집에서 도록으로도 만날 수 있다.
류경기 중랑구청장은 “주민과 예술가가 함께 만들어온 공공미술의 여정을 한 전시로 정리해 선보일 수 있어 뜻깊다”며 “우리 동네에 스며든 예술의 가치를 느끼고 많은 주민들이 방문해 도시미술관의 흐름을 직접 체감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