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이지스자산운용 투자금 회수하나
이지스, 사전동의 없이 국민연금 펀드정보 공개
국민연금이 이지스자산운용에 맡긴 투자금을 회수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이지스측이 경영권 매각 과정에서 국민연금의 투자 관련 정보를 사전 동의 없이 제3자에 전달했기 때문이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10일 투자위원회를 열어 이지스운용에 맡긴 투자금 회수 추진 방침을 논의했다. 국민연금에 따르면 이지스측은 경영권 매각 과정에서 국민연금 위탁자산 관련 정보를 인수 희망자들에게 무단 제공했다.
이지스자산운용에 따르면 서울 역삼동 센터필드빌딩과 마곡 원그로브 개발사업 등 6개 펀드는 국민연금의 사전 승인을 거치지 않고 정보를 외부로 유출할 수 없도록 약정돼 있다. 이지스자산운용 관계자는 “매각을 위한 펀드 실사 과정에서 일부 기본 정보가 투자자가 특정되지 않은 채 회계법인에 제출됐다”며 “제공된 정보는 해당 펀드들의 설정액과 평가액, 만기 등”이라고 말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현재 이지스자산운용 부동산펀드 설정액은 26조2520억원이다. 국내 자산이 14조2993억원이고, 이 가운데 국민연금 위탁자산은 약 2조원 수준이다. 시장에서는 평가 가치 기준 자산규모가 7조~8조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민연금이 이지스자산운용에서 투자금을 회수할 경우 현재 진행 중인 경영권 매각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지스의 전체 운용자산이 줄어 기업가치가 낮아지기 때문이다. 앞선 이지스자산운용 인수전에는 한화생명과 흥국생명, 글로벌 PEF(사모펀드) 운용사인 힐하우스인베스트먼트가 참여했다. 이 가운데 힐하우스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김은광 기자 powerttp@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