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 올해 연간 관람객 600만명 돌파
전시 혁신 통한 성장
국립중앙박물관이 올해 연간 관람객 600만명을 돌파하며 개관 이래 최대 관람객 수 기록을 세웠다. 국립중앙박물관은 11일 오후 2시쯤 누적 관람객이 600만명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지난 10월 15일 500만명을 넘긴 이후 2달 만에 세운 성과다. 이는 1945년 박물관 개관 이후 가장 높은 수치로, 2005년 용산 이전 당시(약 134만명)보다 약 4.5배 증가한 규모다. 개관 후 80년간 누적 관람객은 1억84만8118명에 이른다.
한국 문화유산에 대한 국내외 관심이 꾸준히 높아지며 박물관은 ‘오픈런’이 등장할 만큼 대중적 문화공간으로 자리잡았다. 미술 전문 매체 ‘아트 뉴스페이퍼’가 발표한 2024년 세계 박물관 관람객 순위에서도 국립중앙박물관은 루브르, 바티칸, 영국박물관에 이어 세계 4위를 기록해 국제적 위상을 확인했다.
600만번째 관람객 주인공은 판교에 거주하는 노용욱(40)씨 가족이었다. 유홍준 관장은 현장에서 직접 축하 선물을 전달했다. 노씨는 “특별전 ‘인상주의에서 초기 모더니즘까지’와 어린이박물관을 보기 위해 처음 방문했다”며 “아이들에게 좋은 공간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왔는데 뜻밖의 행운을 얻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600만명 돌파 이후 첫 외국인 관람객인 덴마크 국적의 Lasse씨에게도 기념품이 전달됐다. 그는 “고국 인구와 비슷한 규모의 관람객이 박물관을 찾았다니 놀랍다”며 “특히 ‘우리들의 이순신’ 전시를 기대하고 왔다”고 말했다.
전국 국립박물관의 관람객 증가세도 두드러진다. 국립중앙박물관과 13개 소속박물관의 올해 10일 기준 누적 관람객은 1380만명으로, 같은 기간 프로야구 연간 관중 수(약 1264만명)를 넘어섰다. 박물관이 특정 관심층을 넘어 전 국민이 일상적으로 찾는 대표 문화시설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국립중앙박물관의 성장 배경에는 전시 혁신이 있다. ‘사유의 방’ ‘외규장각 의궤실’ 개편과 조선 전기 미술 특별전, 세계문화관 ‘이슬람실’ 등 학술 기반을 강화한 전시가 주목받았다. 다감각 체험 공간 ‘오감’, 감각전시실 ‘공간_사이’, 청년 참여형 행사 ‘2025 국중박 분장놀이’ 등 포용적 참여형 콘텐츠도 관람층 확대에 기여했다. 문화상품 ‘뮷즈’는 올해 11월 기준 누적 매출 356억원을 기록해 전년도(약 213억 원)보다 크게 증가하며 박물관 인기 상승의 또 다른 요인으로 자리를 잡았다.
한편 국립중앙박물관과 소속기관, 국립민속박물관, 대한민국역사박물관 등을 포함한 주요 국립박물관의 올해 누적 관람객 수는 1696만명으로, 연간 2000만명 시대가 머지않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은 “600만명이라는 기록은 국민이 보내주신 사랑을 증명하는 상징적 숫자”라며 “대한민국 문화의 심장으로서 더욱 높은 수준의 대국민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