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리테일시장 ‘경험형 소비’ 확산

2025-12-12 13:00:01 게재

코트라 리테일테인먼트 확산

오프라인 매장 ‘체험 허브’

미국 리테일 산업이 구조적 전환의 한가운데 서 있다. 팬데믹 이후 소비패턴 변화와 고금리, 부채부담이 겹치면서 전통 오프라인 중심의 유통모델이 흔들리고 있다.

포에버21 익스프레스 더바디샵 등 유명 브랜드 파산이 이어졌고, 2025년에도 조앤 스토어스와 라이트 에이드 등이 잇따라 법원보호절차에 들어갔다.

하지만 소비시장 안에서도 기업간 운명은 갈린다. 마이클스는 매장내 커뮤니티 기반 이벤트를 확대하고, 온라인 플랫폼 ‘메이커플레이스’를 확장하며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12일 코트라 디트로이트무역관이 펴낸 ‘미국 리테일 시장, 경험형 소비 확산으로 산업구조 재편’ 보고서에 따르면 소비가 온라인 중심으로 이동하고 유통자본이 물류와 서비스형 사업으로 재배치되면서 오프라인 매장 기능은 단순 판매에서 벗어나고 있다. ‘경험’을 중심에 둔 운영 모델이 확산되며, 미국 리테일 산업의 투자 방향과 상권구조 전반에 근본적인 재편이 진행되고 있다.

맥킨지앤컴퍼니는 팬데믹 이후 미국 소비자들이 가격보다 편의성과 접근성을 중시하고, 온라인·배달·픽업을 결합한 복합 소비를 일상적으로 사용한다고 분석했다. 특히 Z세대는 소유보다 ‘자기 표현’과 ‘감정적 만족’을 우선하며, 2035년까지 약 8조9000억달러 규모의 새로운 구매력을 시장에 더할 것으로 전망했다.

디트로이트무역관은 “소비자는 더 이상 매장에서 단순 구매를 하지 않는다”며 “온라인에서 정보를 확인하고 매장에서 체험한 뒤 다시 디지털 채널에서 구매를 확정하는 옴니채널 소비가 기본이 됐다”고 분석했다. 매장은 판매처가 아니라 ‘스토리·체험·커뮤니티’가 결합된 브랜드 허브로 거듭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미국 인구조사국에 따르면 2025년 2분기 미국 전체 소매 판매액은 1조8654억달러로 전년보다 4% 증가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전자상거래 비중은 16.3%로 꾸준히 상승하며 오프라인 매장의 회전율과 생산성을 압박하고 있다.

코어사이트리서치는 2024년 미국내 매장 폐점이 7325건, 개점은 5970건이라고 발표했다. 2025년 폐점 전망치는 1만5000건에 이른다.

시장조사기관 유니브다토스는 글로벌 체험형 리테일 시장 규모가 2023년 849억달러에서 2032년까지 연평균 14.2%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 미국 부동산투자사 PREIT는 체험형 요소 도입 후 방문객 25% 증가, 체류시간 22% 증가 효과를 확인했다. 전자 디스플레이 기업 AI스크린은 체험 콘텐츠와 디스플레이 결합시 방문·매출 30% 증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코트라 디트로이트무역관은 “미국 리테일시장의 변화는 한국기업에도 중요한 의미를 던진다”며 “경험 설계 능력, 커뮤니티 운영, 공간 브랜딩이 미국시장 성공의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고 진단했다.

이재호 기자 jhlee@naeil.com

이재호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