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주행’ 국힘 지지층…‘편승’ 국힘 지도부
민심 ‘계엄은 내란’ 64% … 국힘 지지층 ‘계엄, 내란 아니다’ 72%
국힘 지도부, 당심 핑계 대며 ‘계엄 사과’ ‘윤석열과의 절연’ 거부
12.3 비상계엄에 대한 입장을 놓고 민심과 국민의힘 지지층 사이의 괴리가 크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잇따르고 있다. 국민의힘 지지층이 통상적 민심과 동 떨어진 입장이라는 것이다. 국민의힘 지지층이 민심에 ‘역주행’하고 있지만, 국민의힘 지도부는 “당심을 좇는다”는 명분을 앞세워 이에 편승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8~10일, 전화면접, 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3.1%p, 이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가 12.3 계엄 성격에 대한 인식을 조사한 결과, ‘내란에 해당한다고 생각한다’ 64%, ‘내란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27%로 나타났다. 12.3 계엄은 ‘내란’이라는 응답이 훨씬 많은 것이다. 중도층에서도 ‘내란’이란 답이 68%로 압도적이었다.
하지만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다른 결과가 나왔다.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내란에 해당한다고 생각한다’ 20%, ‘내란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72%였다. 국민의힘 지지층은 12.3 계엄은 내란이 아니라고 보는 것이다.
다른 여론조사에서도 국민의힘 지지층은 민심과 거리감을 보였다. 리서치뷰 조사(11월 28일~30일, ARS, 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3.1%p)에서 12.3 계엄에 대한 평가를 묻자 ‘적절했다’ 31.8%, ‘부적절했다’ 63.2%였다. 민심은 12.3 계엄이 ‘부적절했다’고 평가한 것이다.
하지만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적절했다’ 68.8%, ‘부적절했다’ 26.3%로 답했다. ‘적절했다’는 평가가 두 배 이상 높은 것이다.
이 조사에서 국민의힘의 ‘계엄 사과’에 대한 의견을 묻자 ‘동의한다’ 63.6%, ‘동의하지 않는다’ 32.5%였다.
반면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동의한다’ 21.6%, ‘동의하지 않는다’ 74.9%였다.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동의하지 않는다’는 답이 압도적으로 높은 것이다.
민심과 국민의힘 지지층 사이의 괴리가 큰 여론조사가 잇따르는 가운데 국민의힘 지도부는 국민의힘 지지층만 좇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 장동혁 대표는 당심을 핑계 삼아 ‘계엄 사과’를 거부하고 있다.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도 외면하고 있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당심만 좇으면서 민심과의 거리는 점점 멀어진다는 지적이다.
앞서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의 정당지지율 조사에서 민주당 44%, 국민의힘 20%였다. 민주당은 2주 전보다 5%p 상승한 반면 국민의힘은 2%p 하락하면서 양당 격차는 더 커졌다. 국민의힘은 자칫 6.3 대선 직후 기록했던 10%대로 재추락할 위기에 직면한 것이다.
보수 원로인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는 11일 SNS에서 “이재명정권이 가진 최강의 방패는 장동혁과 극우컬트그룹이다. 정부와 민주당이 아무리 잘못해도 ‘설마 윤석열·황교안·전한길·장동혁그룹보다 잘못하겠나’란 반발력을 지닌 만능의 방패”라며 국민의힘 지도부를 겨냥했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