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 2명·매몰 2명…장비 못들어가 구조지연
12일 광주도서관 붕괴현장 5교대 밤샘 구조
크레인 두 대로 무너진 H빔 고박 후 수작업
11일 2명이 숨진 광주광역시 공공도서관 신축 공사 붕괴사고 현장(치평동)에서 밤샘 구조작업이 이뤄졌지만 12일 오전 9시까지 매몰자 2명을 찾지 못했다. 소방당국은 현재 광주 소방인력 256명을 비롯해 전남·북 소방인력까지 동원해 구조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추가 붕괴 위험으로 장비 투입이 늦어지면서 구조작업이 지연되고 있다.
12일 소방당국과 광주시 등에 따르면 11일 오후 1시 58분쯤 광주 치평동 도서관 공사장 2층 옥상에서 콘크리트 타설 도중 갑자기 붕괴가 시작돼 지하 2층까지 순식간에 무너졌다.
당시 사고 현장에는 하도급업체 근로자 등 97명이 일했고, 이 중 4명이 콘크리트와 철골 더미에 매몰됐다. 구조작업에 나선 소방당국은 300톤 규모 대형 크레인 두대로 무너진 H빔을 고박한 후 수작업으로 구조작업을 진행해 매몰자 2명을 찾아냈지만 안타깝게도 모두 사망했다.
남은 2명을 찾는 밤샘 구조작업이 진행됐지만 붕괴 구간 폭이 20m 정도로 협소한 데다 추가 붕괴 위험 때문에 펌프 등 장비 투입이 이뤄지지 않았다. 소방당국은 12일 오전 도서관 설계를 맡았던 건축사 등을 불러 안전진단을 실시한 후 장비를 투입해 구조작업을 진행할 방침이다. 광주시 관계자는 “사고 현장에는 광주와 전남, 전북 소방인력 등이 투입돼 5교대로 나눠 구조작업을 하고 있다”면서 “장비 투입이 12일 오후에나 이뤄질 것 같다”고 말했다.
매몰자 2명을 찾는 구조작업과 함께 사고 원인 규명도 빠르게 진행될 예정이다.
지하 2층 지상 2층 규모 도서관(1만1640㎡)은 철근 콘크리트 구조로 설계됐다. 여기에 사용된 공법은 지난 2022년 7명의 사상자를 낸 광주 화정 아이파크 붕괴 현장처럼 지지대를 사용하지 않는 ‘덱 플레이트 공법’을 적용했다. 이 공법은 건축물 바닥을 만들 때 재래식 거푸집과 지지대를 따로 설치하지 않아서 공사 기간과 비용 등이 절감된다. 대신 콘크리트를 한 곳에 집중 타설하거나 과적 또는 과다 타설 등을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다. 이에 따라 경찰은 공법 적용에 따른 안전수칙 준수 여부와 H빔 고정 상태, 지지대 설치 필요성, 타설 때 사용한 콘크리트 적정 중량 등을 살펴보는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광주경찰청은 사고 직후 36명 규모 수사 전담팀을 만들어 현장 관계자 조사 등에 대비하고 있다. 수사팀 관계자는 “‘덱 플레이트 공법’ 적용에 따른 안전수식 준수 및 H빔 고정 상태 등을 살피는 조사가 진행될 것”이라며 “조만간 현장 관계자를 불러 조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광주지방고용노동청도 중대재해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여부를 확인하는 조사에 착수했다. 이 법은 사업주나 경영책임자가 안전 및 보건 확보 의무를 다하지 않아 사망 등 중대 재해가 발생할 때 적용한다. 이번 사고처럼 광주시 등 공공기관이 발주한 경우도 처벌대상에 포함된다. 사고 직후 광주시는 곧바로 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가동해 매몰자 구조와 함께 사망자 및 매몰자 가족 등을 돕고 있다.
사고가 발생한 광주대표도서관은 2022년 11월 옛 상무소각장 부지 복합문화공간 조성사업으로 착공했다. 올해 준공을 목표로 공사를 진행했지만 지난 6월 시공사 교체로 공사가 잠시 중단됐다가 9월 재개됐다. 도서관 공사에 모두 516억원이 투입되며, 내년 4월 준공이 목표였으나 이번 사고로 정상 개관이 불투명해졌다.
방국진 기자 kjba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