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문화회관 옥상, 시민 품으로

2025-12-12 13:00:27 게재

광화문·경복궁 열린 경관

2026년 하반기 개방 예정

40년 가까이 닫혀 있던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옥상이 2026년 하반기에 시민에게 열린다. 서울시는 12일 ‘세종문화회관 옥상정원 조성 사업’ 설계 공모 최종 당선작으로 ‘도시의 지붕, 열린 극장’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공모에는 18개 팀이 참여했고 2단계 심사를 거쳐 당선작이 결정됐다. 당선작의 가장 큰 특징은 광화문광장·세종대로·경복궁으로 이어지는 도심 축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파노라마형 옥상정원’이다. 단순 전망대를 넘어 광장을 하나의 무대로 바라보는 ‘열린 극장’ 개념이 핵심이다.

엘리베이터에서 옥상으로 이어지는 진입 동선을 만들어 접근성을 확보한다. 기존 공연장의 상징성을 ‘지붕’으로 자연스럽게 끌어올리는 구성을 담았다. 옥상 곳곳에는 휴식·전망·소규모 문화 활동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배치된다. 조경과 건축을 유기적으로 통합해 도심 한가운데서 공원에 머무는 경험을 누릴 수 있도록 한 점이 심사위원단의 높은 평가를 받았다.

서울시가 세종문화회관 옥상을 시민에게 개방하기로 했다. 옥상에서 바라본 광화문광장과 경복궁 일대 전경. 사진 서울시 제공

서울시는 총 25억원을 투입해 공사를 진행한다. 개관 이후 단 한번도 개방된 적 없는 공간이지만 광화문 일대의 새로운 ‘도심 옥상 공공공간’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광장·세종대로 일대가 보행 중심 구조로 재편되면서, 세중문화회관 옥상도 새로운 도시 경관 자원이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세종문화회관 관계자는 “공연을 보지 않는 날에도 시민들이 자유롭게 찾는 열린 장소가 될 것”이라며 “도심 속 문화 체류 공간으로 활용성을 크게 높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창수 서울시 미래공간기획관은 “시민 누구나 오래 머물며 풍경을 즐길 수 있는 안전하고 품격 있는 여가 명소로 만들겠다”며 “도시적 맥락을 존중한 우수한 설계안을 기반으로 공공옥상의 역할을 넓히겠다”고 말했다.

옥상 조성과 별도로 세종문화회관은 대극장 리모델링 및 시설 재정비 계획을 추진 중이다. 콘서트홀 신설과 대극장 개선 등이 검토되고 있다. 시민 접근성을 높인다는 측면에서 세종문화회관 업그레이드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내년 초 투자심사 등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며 옥상정원 개장을 기점으로 재구조화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한편 서울시는 여의도 일대에 ‘제2세종문화회관’ 건립 사업도 추진 중이다. 여의도를 문화·주거·상업이 어우러진 복합공간으로 재구성하려는 계획의 일부로,서울 서남권 공연 인프라가 획기적으로 변화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

이제형 기자 brother@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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