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을 넘어 예술의 확장을 잇다
지역예술도약 ‘2025 ARKO LEAP’ 전시
지역에서 출발한 예술의 실험과 성장이 서울 도심의 주요 미술관으로 확장된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올해 새롭게 출범한 ‘지역예술도약지원사업’의 성과를 소개하는 전시 ‘2025 ARKO LEAP’을 12월 12일부터 금호미술관, 일민미술관, 학고재 아트센터에서 동시에 개최한다.
‘2025 ARKO LEAP’은 수도권 외 지역을 기반으로 활동해 온 작가 17인의 창작 여정과 도약의 순간을 조명하는 전시로, 지역에서 축적된 예술적 실천이 중앙 무대에서 어떻게 확장되는지를 보여준다. 이번 전시는 광역문화재단이 발굴·추천한 작가를 아르코가 후속 지원하는 지역–중앙 연계형 사업의 첫 결실로, 단순한 전시를 넘어 창작 생태계의 구조적 확장을 목표로 한다.
참여 작가들은 올해 창·제작 지원을 비롯해 비평 자문, 기획자 및 전시 공간 매칭, 출판, 전문가 1대1 컨설팅 등을 거치며 작업을 심화해 왔다. 전시는 이 같은 과정을 통해 다듬어진 각자의 예술적 언어를 처음으로 공개하는 자리다.
금호미술관에서는 구지은, 김주환, 김진희, 김희라 작가가 참여해 도시와 자연, 인간과 비인간, 개인의 삶과 사회 구조 사이의 공존과 긴장을 다룬다. 기후 변화와 생태, 도시의 욕망과 불안, 여성의 삶과 권력 구조 등 동시대적 질문들이 설치와 회화 작업을 통해 펼쳐진다.
일민미술관에서는 송성진, 임안나, 홍희령, 이현태 작가가 장소성과 기억, 심리와 기술의 문제를 탐구한다. 이들은 주거와 이주, 사회적 불안, 감정의 구조, 가상 공간의 시간성 등을 설치, 사진, 비디오, 웹 기반 작업 등 다양한 매체로 풀어낸다.
학고재 아트센터에서는 우은정, 황해연, 유경자 작가가 실존과 지질, 감각을 주제로 한 예술적 사유를 선보인다. 인간의 근원적 질문, 지질학적 상상력, 흙과 불의 물성을 기반으로 한 작업을 통해 자연과 인간의 관계, 치유와 성찰의 시간을 제시한다.
이번 전시는 전시 공간을 넘어 출판과 아카이빙으로도 확장된다. 손몽주, 신예선, 유대수, 장상철 작가는 디지털 아카이빙과 연구 출판을 통해 자신의 작업 세계를 정리하며, 참여 작가 17인의 개별 작업을 담은 아티스트북과 인터뷰 영상은 일민미술관 내 아카이브존에서 소개된다.
지역 예술의 확장은 국내외 무대로도 이어진다. 고영찬 작가는 제25회 송은미술대상 후보로 선정돼 신작을 출품하며, 김자이 작가는 호주 멜버른에서 개인전을 연다. 이를 통해 지역에서 출발한 예술적 실천이 국제 무대와 연결되는 가능성도 확인할 수 있다.
전시는 2026년 1월 10일까지 진행되며, 관람은 무료다.
정병국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은 “이번 ‘2025 ARKO LEAP’ 전시는 지역 예술가들의 예술 세계를 확장하고, 기초예술의 성장을 통해 국민의 문화 향유 기회를 넓히는 뜻깊은 자리”라며 “앞으로도 지역과 중앙을 잇는 예술 생태계 구축에 힘쓰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