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5백만명 ‘최대 고용’…원전 증가

2025-12-15 13:00:01 게재

국제에너지기구 조사 … 송·배전 등 그리드도 확대, 전력 일자리 축 바뀌어

세계에서 에너지부문에 근무하는 인원은 약 760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원자력발전(원전)과 송·배전, 저장을 포함한 그리드 부문의 성장세가 눈에 띈다.

15일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2024년말 기준 세계 에너지부문 고용 7600만명 중 전력부문 고용은 2260만명으로, 전년대비 약 4% 증가했다. 발전부문이 1410만명, 그리드부문이 850만명을 차지했다. 특히 전력부문 고용 증가분의 약 65%는 태양광 풍력 수력 원전 등 탄소 저배출 발전에서 발생했다.

에너지원별로 보면 태양광이 가장 큰 고용을 하고 있다. 2024년 태양광 고용은 약 500만명으로, 발전부문 전체 고용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했다.

같은 해 태양광 설비 증가분은 전년 대비 30% 늘어난 540GW에 달했다.

태양광 인력의 약 60%는 중국에 집중돼 있으며, 아프리카는 오프그리드 태양광 확산 등에 힘입어 연간 고용 증가율 23%를 기록했다.

다만 태양광은 건설 집약적 특성으로 인해 단순 노동직 비중이 높고, 전기공·설치기사 등 숙련 인력 부족이 주요 과제로 지적됐다.

풍력발전 고용은 2024년 170만명으로 전년 대비 3% 증가했다. 전체 인력의 약 25%가 제조, 35%가 건설, 나머지는 운영·유지보수(O&M)와 물류·서비스 부문에 종사하고 있다. 하지만 해상풍력 투자 지연과 비용 상승으로 제조 부문 고용은 감소했고, 유럽에서는 해상풍력 인력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기존 설비를 유지·관리하는 O&M 부문은 비교적 안정적인 고용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수력발전은 2024년 약 200만명을 고용하며 완만한 성장세를 이어갔다. 설비 현대화와 양수발전 투자가 고용을 뒷받침하고 있으나, 고령화가 주요 과제로 꼽힌다. 미국의 경우 수력 인력의 25% 이상이 55세 이상으로 2030년까지 대규모 은퇴가 예상된다.

원전 고용은 2024년 120만명으로 석유·가스 발전과 비슷한 수준이다. 지난해 원전 신규 고용은 약 7만명으로 전년 대비 6% 증가했다.

투자 확대는 중국이 주도했으며, 중국은 2025년 기준 29기의 원자로를 건설 중이다. 이로 인해 제조와 건설 인력이 원전 고용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반면 북미와 유럽은 기존 원전의 운영·유지보수 인력 비중이 높다. 원전 고용은 2035년까지 모든 시나리오에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고령화와 숙련 인력 부족이 심각한 제약 요인으로 지적됐다.

원전부문은 신규 진입 근로자(25세 미만) 대비 퇴직인력에 근접한 근로자(55세 이상) 비율이 1.7명으로, 전체 경제 평균 1.2명보다 높았다. 미국에서는 원전 고용인력의 60%가 30~54%이며, 이는 에너지부분 인력의 국가 전체 평균 중·고령 비중보다 높다.

화석연료 발전은 2024년 총 360만명을 고용했다. 석탄발전 종사자는 220만명에 달했지만 석탄과 석유발전 고용은 2035년까지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반면 가스 발전은 지역과 정책에 따라 고용 경로의 불확실성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전력부문의 또 다른 축인 그리드는 2024년 약 850만명을 고용해 전력 부문 전체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했다.

송·배전망 확충과 저장 설비 확대에 따라 2035년까지 1050만~1260만 명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특히 배터리 저장 분야는 아직 비중은 작지만 가장 빠른 성장 분야로 꼽힌다. 다만 그리드 역시 고령화와 숙련 인력 부족, 국가별 기술 표준 차이가 주요 과제로 제기되고 있다.

IEA는 “에너지 전환이 설비 투자뿐 아니라 인력 구조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태양광과 그리드가 고용을 주도하는 가운데 원전과 전통 발전 부문은 고령화와 숙련 인력 확보라는 과제를 안고 있다. 전력 산업 경쟁력은 기술뿐 아니라 ‘사람’에 달려 있다는 점이 명확해지고 있는 셈이다.

이재호 기자 jhle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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