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자 4명 사망, 원인규명 속도
설계·시공·감리 수사 대상
광주대표도서관 붕괴사고
광주광역시 대표도서관 신축 공사장 붕괴 사고 사망자 수습이 마무리된 가운데 경찰이 사고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시공사 압수수색 등 고강도 수사에 착수했다. 광주경찰청은 지난 2022년 광주 아이파크 붕괴 사고 수사 인력까지 보강해 62명 규모 수사본부를 가동하고 있다.
지하 2층 지상 2층 규모 도서관은 전체 길이 168m 너비 20m로 공간 활용에 초점을 맞춰 설계됐다. 이에 따라 기둥과 보를 최대한 줄일 수 있는 프리캐스트 콘크리트(PC)를 활용한 ‘장 스팬(경간) 지지 PC 거더(Girder·구조물을 떠받치는 보) 공법’을 채택했다. PC는 공장에서 미리 제작한 콘크리트 부재를 현장에서 조립하는 구조물 자재다. 장 스팬 지지 PC 거더는 공장에서 제작한 PC 거더를 활용해 넓은 공간(장 스팬)을 구현하는 공법이다. 이 공법은 공사 기간을 단축할 수 있고, 기둥 간격을 넓혀 확 트인 느낌을 준다.
반면 용접과 볼트 접합으로 시공하는 기둥과 보의 연결이 부실할 경우 하중이 한쪽으로 쏠리면서 붕괴될 수 있다는 게 약점이다. 이에 따라 경찰은 연결 부분 접합이 제대로 시공됐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살필 예정이다. 특히 감리가 PC 거더 납품 과정을 비롯해 용접과 접합을 직접 검수했는지 등도 수사 선상에 올라있다.
수사본부 관계자는 “현재 압수 물품 분류 및 분석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설계 시공 감리 등 공사 전체 분야를 수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22년 화정 아이파크에 이어 또다시 붕괴사고가 발생하면서 광주시 관리 및 감독도 도마에 올랐다. 광주시는 올해 공공 건설 현장에 대해 모두 15회 안전 점검을 실시했고, 대표도서관도 13회나 점검했다. 하지만 붕괴 사고를 막지 못하면서 부실 점검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광주시의회는 14일 성명을 통해 “시민의 신뢰를 기초부터 무너뜨린 충격적인 중대 사고가 발생했다”면서 “시가 직접 관리 감독하는 현장에서까지 발생한 참사 앞에서 시민의 불안감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방국진 기자 kjba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