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술로 노인 일자리 창출
중구 중림동에 ‘약현’ 개소
전통주 시음·판매·교육까지
서울 중구가 우리 술을 매개로 노인 일자리 창출에 나선다. 중구는 중림동에 노년층 주민들을 위한 일자리 사업장 ‘약현’을 마련하고 지난 10일 개소식을 열었다고 15일 밝혔다.
중구는 서울시 어르신 일자리 사업장 운영지원 공모를 통해 중림종합사회복지관 2층에 108.1㎡ 규모 공간을 마련했다. 약현은 ‘약주(藥酒)’가 유래한 곳으로 알려진 중림동의 옛 지명이다. 구는 이 공간을 활용해 지역의 역사성을 담은 일자리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전통주 역사 홍보관 역할을 하는 동시에 시음 판매는 물론 우리 술을 빚는 교육도 주민들이 직접 진행한다.
주민들이 함께 일하며 수익을 창출하고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일자리 공동체 사업단’ 형태로 운영한다. 현재 총 17명이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전통주 소믈리에부터 해설사 시장흐름 등 다양한 교육을 통해 전문성을 쌓고 있다. 교육을 마친 뒤에는 중림종합사회복지관과 함께 매장 운영을 맡게 된다.
약현은 평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7시까지 운영한다. 내년 2월까지는 주민들 역량 강화에 집중한다. 내년 3월부터 시민과 관광객에게 문을 열 예정이다. 8월부터는 전통주 빚기 체험 등을 단계적으로 사업을 확대한다. 구는 “어르신들 역량 강화와 일자리 제공은 물론 ‘약현주’ 상품화와 지역 특산주 양조장까지 사업 확장을 구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림동이 서울역 명동 덕수궁 남산 등 주요 관광지와 인접한 지역인 만큼 기대감도 크다. 국내·외 관광객 접근성이 뛰어난데다 한국 주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체험형 관광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어서다. 중구는 특히 서울시 자치구 가운데 처음으로 도입한 ’투어패스’와 연계해 관광객들 발길을 이끌 계획이다. 방문객들이 약현에서 전통주의 역사와 인문학적 배경을 배우고 시음한 뒤 구매까지 하도록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김길성 중구청장은 “초고령화 시대에 발맞춰 어르신들이 보람과 가치를 느낄 수 있는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고 다양한 세대와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넓혀가겠다”고 말했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