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100% 국산 기술로 해상풍력 이정표
제주한림풍력 100MW 준공
기자재·건설·운영과정 국산화
한국전력이 100% 국산 기자재와 기술을 적용한 국내 최대 규모 해상풍력 발전단지를 준공하며, 국내 해상풍력 산업생태계 육성에 성큼 다가섰다.
한전은 15일 제주 웨이브제주 컨벤션홀에서 100MW급 ‘제주한림해상풍력’ 준공식을 개최했다. 이 발전단지는 현재 국내에서 운영 중인 해상풍력 가운데 최대 규모로, 연간 약 234GWh의 전력을 생산한다. 제주도민 약 6만5000가구가 1년간 사용할 수 있는 전기를 공급한다.
이번 사업의 가장 큰 특징은 개발·건설·운영 전 과정에 한전과 전력그룹사가 참여한 공공주도 사업이라는 점과, 설비 전반에 100% 국산 기자재와 기술이 적용됐다는 점이다. 국내 해상풍력 시장이 인허가 지연과 사업성 문제로 확산에 어려움을 겪어온 가운데 대규모 해상풍력을 계획된 일정과 예산 내에서 완공했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제주한림해상풍력에는 국내 건설사와 기자재 기업들이 참여해 터빈 설치, 해상 구조물, 전력계통 연계 등 핵심 공정을 국산 기술로 수행했다. 한전은 이를 통해 해상풍력 발전이 단순한 발전설비 건설을 넘어 해상풍력 터빈 전용 설치선, 345kV 해상변전소 핵심기자재 등 연관산업으로 확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정부 국정과제인 ‘재생에너지 중심 에너지 대전환’의 목표인 재생에너지 확대와 산업 경쟁력 강화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 그동안 국내 해상풍력은 외산 기자재 의존도가 높다는 지적을 받아왔지만 이번 사업을 통해 국내기술과 기업 중심의 공급망 구축 가능성을 실증했다는 것이다.
지역 상생 모델을 도입한 점도 주목된다. 제주한림해상풍력은 국내 해상풍력 가운데 처음으로 ‘재생에너지 주민참여 제도’를 적용했다. 한림읍 수원리 등 인근 3개 마을주민 약 1000명이 사업에 참여해 발전 수익의 일부를 공유받는 구조다.
이날 준공식에는이호현 기후에너지환경부 차관, 김애숙 제주도 정무부지사, 제주한림해상풍력 주주사·협력사 임직원과 지역주민 등 약 200명이 참석했다.
서철수 한전 전력계통부사장은 “한전은 민간과 경쟁하기보다 공공 영역에서 해상풍력 트랙레코드를 축적한 뒤, 민간과 협력해 해외 시장으로 진출하는 역할을 수행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