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K-조선, 마스가를 넘어 더 새로운 미래로
올 한해는 ‘K-조선의 해’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을 만큼 세계 1, 2, 3위 조선소를 보유하고 있는 대한민국 조선 산업의 굳건한 위상을 세계에 다시 한 번 보여주었다. 조선 산업 수출액은 8년 만에 300억달러를 넘어설 전망이며, 조선소 도크에는 3 ~ 4년치의 일감에 달하는 수주 잔량(3500만CGT)이 가득 찼다. 또한 올 한해 세계에서 발주된 대형 LNG 운반선을 우리 조선 3사가 모두 수주하는 등 눈부신 실적을 거두었다. 특히 ‘마스가(MASGA)’ 라고 불리는 한미 조선협력 프로젝트를 통해 한미 양국의 경제 및 산업 관계가 한 단계 격상되는 데 중추적 역할을 해냈다.
이 모든 성과는 지난 긴 불황의 터널을 한 마음으로 극복하고 묵묵히 현장을 지켜주신 조선 업계 모든 분들의 헌신과 노고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 조선 산업 앞에 놓인 파고는 여전히 높다. 외부적으로는 경쟁국들이 저렴한 원가 경쟁력과 매섭게 추격해오고 있는 기술력을 앞세워 한국 조선업의 선도적 지위를 위협하고 있고 내부적으로는 내국인력 부족, 상대적으로 취약한 중소 조선사 및 기자재 업계 역량 강화 등 시급하게 해결해야 될 과제가 산적해 있다. 내년부터 본격화 될 MASGA 프로젝트 역시 우리 기술과 일감의 유출이 아니라 국익을 극대화하는 기회로 삼을 수 있도록 더욱 치밀한 준비가 필요하다.
눈부신 실적 거뒀지만 파고 여전히 높아
이런 의미에서 2026년은 우리 조선업계에 매우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이다. 산업통상부는 우리 조선 업계와 함께 원팀(One-team)이 되어 2026년 을 철저히 대비할 계획이다. 첫째, 미래 먹거리를 선점하기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고부가 LNG 운반선의 뒤를 이을 액화수소선, 해상풍력 전용선, 자율운항 선박 등 차세대 선박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초격차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둘째, ‘최첨단 AI 조선소’로의 대전환을 이끌 방침이다. 지난 2025년 9월 출범한 ‘M.AX(Manufacturing AI Transformation) ALLIANCE’ 를 중심으로 AI 자율운항 선박 기술을 고도화하고, ‘한국형 AI 조선소’를 구축하여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한편, 누구나 안전하게 작업할 수 있는 생산 환경을 만들 수 있도록 지원해 나갈 것이다.
셋째, 대·중·소 상생의 건강한 조선산업 생태계를 조성해 나갈 계획이다. 아직 중소 조선사와 기자재 업계까지 업황 회복의 온기가 충분히 전달되지 못하고 있다. 위축된 국내 일감을 다시금 회복하고 LNG 화물창 등 해외에 비싼 로열티를 지불하는 핵심 선박 기자재의 국산화를 반드시 이루어 내기 위해 노력해 나갈 것이다.
무엇보다 산업통상부는 부산·울산·경남·전남을 잇는 남해안 조선산업 벨트 경제 활력을 되살려 고용을 확대하고 더 나아가 완연한 지역 경제 회복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며 우선 내년 조선산업 지원에 올해 보다 60% 증액된 2530억원을 집중 투입할 예정이다.
내년에도 K-조선 성공 신화 이어갈 것
2026년은 한국이 최초로 선박을 수출한 지 꼭 60년이 되는 해이다. 아무것도 없는 맨땅에서 빈 손으로 시작해 세계 1위에 오른 지난 60년의 K-조선 성공 신화를 이어받아, 우리 조선 업계가 앞으로 다가올 ‘번영의 파도’를 타고 더 멀리 나갈 수 있도록 산업통상부가 앞장서 나가고자 노력할 것이다. 2026년 병오년 한 해, 독자 여러분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바라며 글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