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R, 시험인증 ‘패러다임 체인저’로 변신
AI·탄소중립 대응체계 구축
해외네트워크 세계화 앞장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KTR, 원장 김현철·사진)이 시험인증 산업의 역할과 영역을 재정의하며 ‘시험인증 패러다임 체인저’를 자임하고 나섰다. 인공지능(AI) 탄소중립 이차전지 수소 등 미래 산업을 겨냥한 시험인증 인프라를 선제적으로 구축하고, 글로벌 인증기관으로서의 위상도 빠르게 높이고 있다.
16일 KTR은 “최근 3년간 단순한 실적 확대를 넘어 연구·사업·경영 전반에서 구조적 변화를 추진해 왔다”고 밝혔다.
이러한 변화의 상징적 성과로 KTR은 지난해 폴란드에 설립한 글로벌 인증법인(GCB)을 통해 올해 처음으로 유럽 CE 인증서를 직접 발급했다. 국내 시험인증 기관 가운데 CE 인증기관 지위를 확보한 사례로, 향후 의료기기·사이버보안·AI 분야로 인증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글로벌 네트워크 확장도 두드러진다. KTR은 미국 캘리포니아에 미주법인을 신설하고, 베트남·인도네시아 지사를 잇따라 설립했다. 현재 미국 독일 폴란드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해외 거점에 법인과 시험소를 운영 중이다.
지난 3년간 새로 구축한 해외 협력기관만 34개국 71곳에 달하며, 총 협력 네트워크는 55개국 260개 기관으로 국내 시험인증 기관 중 최대 규모다.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인프라 투자도 활발하다. KTR은 최근 충남 홍성에 화재안전산업 진흥시설을 개소하고, 시흥에 바이오메디컬 연구소를 착공했다. 수소 연료전지 시험 인프라, 이차전지, 클린화장품, AI 기반 바이오헬스와 배터리 평가 등 신산업 대응 시험인증 체계를 전국 단위로 구축하고 있다.
이러한 전략은 실적에도 반영되고 있다. KTR은 2023년 5.3%, 2024년 5.4%에 이어 올해 10.3% 성장을 예상하고 있다. 최근 3년간 누적 성장률이 22%에 이른다. 중장기적으로는 2035년 매출 1조원 달성을 목표로 조직개편과 성과보상 체계도 손질했다.
AI와 탄소중립 대응은 KTR의 핵심 전략 분야다. KTR은 국내 시험인증 기관 최초로 AI 소프트웨어 국제표준 기반 시험평가 서비스를 도입했고, AI 시스템 신뢰성 분야 공인 시험기관으로 지정됐다. 탄소중립 분야에서는 온실가스 검증, 탄소발자국 인증, 청정수소 인증시험 등 환경 규제 대응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KTR은 UN 인정 온실가스 타당성 검인증 기관 및 국내 배출권거래제 검증기관, 국내 최초 청정수소 인증시험평가기관 위상도 갖췄다.
김현철 원장은 "KTR은 앞으로 미주·유럽·아시아 3대 권역 중심의 글로벌 전략을 통해 해외 직접 진출과 합작법인 설립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단순한 시험대행을 넘어, 미래 산업을 뒷받침하는 글로벌 시험인증 플랫폼으로 도약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재호 기자 jhlee@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