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특검, 막바지 수사 속도

2025-12-16 13:00:23 게재

김건희 대면 조사 이어 윤석열 20일 소환

‘공천개입 의혹’ 이준석도 21일 조사 예정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오는 20일 윤석열 전 대통령을 불러 조사한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도 21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한다. 이명현 순직해병 특검과 조은석 내란 특검의 수사기간이 종료된 가운데 김건희 특검이 막판 수사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건희 특검팀은 20일 오전 윤 전 대통령을 소환해 조사할 예정이다. 특검팀은 당초 17일 출석할 것을 통보했지만 윤 전 대통령측이 변호인의 변론 준비를 이유로 일정 변경을 요청했고, 특검이 이를 수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조사는 특검팀이 지난 7월 2일 수사를 개시한 후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처음이자 마지막 조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특검팀은 지난 8월 소환에 불응하는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까지 발부받아 조사하려 했으나 윤 전 대통령이 속옷차림으로 반발하는 등 강하게 거부해 무산된 바 있다. 특검팀은 수사기간이 열흘 가량 밖에 남지 않은 만큼 가급적 당일에 모든 신문을 마칠 방침이다.

윤 전 대통령은 김 여사와 함께 2022년 20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명태균씨가 실질적으로 운영한 것으로 알려진 미래한국연구소로부터 총 58회, 2억7000만원 상당의 여론조사 결과를 제공받은 혐의를 받는다.

김 여사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에 가담한 혐의,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통해 통일교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혐의와 함께 명씨로부터 무상으로 여론조사를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명씨로부터 여론조사를 받은 대가로 2022년 6월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창원의창 지역구에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이 공천을 받도록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의심한다.

윤 전 대통령은 당시 국회의원 보궐선거와 함께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강서구청장과 포항시장 등 공천에 개입했다는 의혹도 받는다.

윤 전 대통령은 김 여사가 김상민 전 부장검사로부터 공천과 공직임용 대가로 1억4000만원 상당의 이우환 화백 그림을 받은 혐의의 공범으로도 지목됐다.

윤 전 대통령 부부는 지난해 4.10 총선에서 창원 의창구에 출마한 김 전 부장검사가 공천을 받도록 하기 위해 현역 의원이던 김 전 의원이 지역구를 바꿔 출마하도록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심을 받는다. 김 전 부장검사는 당시 공천 심사과정에서 컷오프됐으나 넉달 뒤 국가정보원 법률특보에 임명되기도 했다. 김 전 부장검사는 정치자금법과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지난 10월 구속 기소됐다.

특검팀은 김 여사가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 이배용 전 국가교육위원장 등으로부터 인사·이권 청탁과 함께 고가의 금품을 받는 데 윤 전 대통령이 관여했는지도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윤 전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사건도 조사대상이다. 윤 전 대통령은 2021년 10월 국민의힘 경선토론회에서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개입 의혹과 관련해 “한 넉 달 정도 (위탁관리를) 맡겼는데 손실이 났다”고 말하고 같은 해 12월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김 여사 이력과 관련해 “부분적으로는 모르겠지만 전체적으로 허위 경력이 아니다”라고 해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를 받는다.

윤 전 대통령이 김 여사의 이른바 ‘셀프 수사 무마’ 의혹에 관여했는지에 대한 조사도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의혹은 검찰이 김 여사의 디올백 수수 의혹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수사를 본격화하던 지난해 5월 김 여사가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에게 자신의 수사상황을 묻는 메시지를 보낸 사실이 최근 드러나면서 불거졌다.

21일에는 이 대표에 대한 조사가 예정돼 있다. 이 대표는 앞서 지난 12일 특검의 출석요구에 불응했으나 최근 조사 일정을 협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팀은 이 대표를 상대로 2022년 지방선거와 재보궐 선거 당시 윤 전 대통령의 공천개입 의혹과 관련한 사실관계를 파악할 방침이다. 당시 국민의힘 당대표였던 이 대표는 윤 전 대통령의 공천개입 정황이 담긴 통화 녹음 파일을 갖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이 대표는 공천 개입 혐의와 관련한 피고발인 신분이기도 하다.

특검팀은 공천개입 의혹과 관련해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에게도 오는 18일 출석할 것을 요청했다. 하지만 한 전 대표가 특검 조사에 불응하고 있어 이날 출석할지는 불확실하다.

앞서 특검팀은 지난 4일과 11일 김 여사를 불러 ‘매관매직’ 의혹과 ‘종묘 차담회’ ‘해군 선상파티’ ‘관저 이전 공사 특혜’ 의혹 등에 대해 조사했다. 윤 전 대통령과 이 대표에 대한 조사까지 마치면 특검팀은 김 여사와 윤 전 대통령을 기소하기 위한 공소장 작성과 증거기록 정리 작업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특검의 수사기한은 오는 28일까지다.

구본홍 기자 bhko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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