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헤리티지’ 세계화·산업화 본격화

2025-12-17 13:00:09 게재

국가유산청 2026년 업무계획

국가유산청은 ‘국민과 함께 지키고, 미래와 세계로 나아가는 국가유산’을 비전으로 한 2026년 주요업무계획을 확정한다고 17일 밝혔다. 국가유산청은 개발과 조화로운 유산 보존, 케이-헤리티지의 글로벌 확산, 케이-헤리티지 산업의 100조 시장 완성을 3대 목표로 설정하고, 이를 위한 세부 정책을 단계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우선 세계유산과 개발 간 갈등을 줄이기 위해 세계유산영향평가 제도 도입을 위한 시행령 개정을 추진하고, 세계유산지구 지정을 순차적으로 확대한다. 세계유산 가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개발에 대해 사전 조정 절차를 마련함으로써 보편적 가치 보존과 국민 향유 기회를 동시에 넓힌다는 구상이다. 그간 관리 사각지대에 있던 유산에 대한 발굴과 선제적 관리도 강화된다. 독립운동가 생가, 일제강제동원 관련 유산 등 제작·형성된 지 50년 미만의 ‘우리시대 유산’을 적극 발굴해 미래 지정·등록 가능성이 높은 자원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방침이다.

기후변화로 인한 재난 대응도 주요 과제로 제시됐다. 국가유산청은 최근 대형 산불 피해 사례를 계기로 산불 자동소화설비 설치와 방염포 비축, 돌봄단체 현장 대응 강화 등을 추진하고, 통합관제체계를 통해 위험 예측과 대응 역량을 높일 계획이다. 아울러 ‘국가유산 재난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제정을 추진한다.

국민 생활과 조화를 이루는 정책도 병행된다. 고택과 민속마을 주민들의 주거 편의를 위해 주방·냉난방 등 생활기본시설 정비 시 규제를 완화하고, 대규모 국책 개발사업 현장에서는 ‘발굴현장 합동지원단’을 확대 운영해 매장유산 관련 쟁점을 조정한다. 규제지역 주민에게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가도록 제도 개선과 의견 수렴도 추진한다.

지역 균형발전을 위한 국가유산 기반 정비도 확대된다. 경주 황리단길 고도 정비 성과를 바탕으로 9대 역사문화권으로 정비 대상을 넓히고, 광역·소규모 단위 정비를 병행해 역사도시 기반을 강화한다. 국가유산 활용 콘텐츠를 확대해 관광 수요를 창출하고, 미디어아트 등을 통해 접근성을 높인다.

케이-헤리티지 세계화 전략도 구체화됐다. 내년 부산에서 열리는 제4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를 계기로 한국의 세계유산을 집중 홍보하고, 평화와 협력의 메시지를 담은 국제선언문 채택을 추진한다. 외국인 관람객 증가에 맞춰 2026년에는 ‘궁중문화축전’의 세계화를 추진하고, 경복궁에는 국가유산 문화상품을 판매하는 플래그십 스토어 조성도 검토한다.

국가유산 산업 육성도 본격화된다. 국가유산청은 인공지능과 실감기술을 활용해 2026년부터 2030년까지 누적 100조원 규모의 케이-헤리티지 산업 시장을 조성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송현경 기자 funnyso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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